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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한글의 미학 외국인이 먼저 알아봐”
한글을 예술로 승화시킨 패션디자이너 이상봉
‘포스트 앙드레김’으로 불리는 이상봉 〈사진〉디자이너는 ‘한글’ 덕에 더욱 유명해졌다. 2002년 파리 컬렉션에 진출하며 세계 무대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그는 2006년 한글을 활용한 패션 디자인으로 프랑스를 비롯한 해외 패션계의 주목을 받았고, 국내에서는 고 앙드레김에 비견되는 ‘국민 디자이너’로 떠올랐다.

특히 린제이 로한 등 패션계에 영향력이 큰 할리우드 스타들이 그의 한글 의상을 입으면서 해외 유명 편집숍들의 러브콜을 받았고, 유럽ㆍ미국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이후, 의류뿐만 아니라 도자기ㆍ휴대폰ㆍ자동차ㆍ아파트 등 한글을 응용한 다양한 산업디자인 작업을 통해 국내외에 한글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리는 데 일조했다. 행남자기와 협업한 그의 도자기 작품은 현재 영국 런던 빅토리아 앤 알버트(Victoria & Albert) 박물관에 영구 전시돼 있다.

“한글을 모티브로 작업을 하면 할수록 한글의 매력에 점점 더 빠져들었다”는 이상봉 디자이너를 최근 서면을 통해 만났다. 그는 2013년 봄ㆍ여름 컬렉션 쇼를 위해 태국을 거쳐 현재 프랑스 파리에 체류 중이다. 


그는 “한글은 그래픽적 요소와 선의 아름다움 위에 모든 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과학적 체계까지 갖췄다”며 한글의 경쟁력을 꼽았다. 그는 “옷과 제품에 입힌 한글의 의미를 설명해주었을 때 외국인들은 더욱 관심을 보였다”며 해외 패션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문화유산 ‘한글의 힘’을 전했다. 한글이 응용된 디자인은 ‘아름다운 이미지’로서의 가치도 충분하지만, 한국 고유의 유산으로서 한국과 한국의 문화를 전하는 강력한 도구라는 것. 순서가 바뀌어도 이 공식은 성립된다. 그는 따라서 한국이 널리 알려져야 ‘한글 디자인’ 세계화도 함께 이뤄진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외국 디자이너들이 중국이나 일본의 한자나 문화 요소들을 모티브로 사용하는 데에는 그들의 문화가 잘 알려져 있기 때문”이라며 “한글 디자인이 세계화되려면 다른 문화도 복합적으로 소개돼야 그 파급력이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태국에서 만난 관계자들 가운데 한국어가 능숙한 사람들이 많았는데, 한국 드라마와 가요를 이해하기 위해 한글 공부를 하고 있었다”며 한류 열풍으로 인한 한글 학습의 인기가 패션 디자인 분야에도 흘러들기를 기대했다.

한글뿐만 아니라 단청, 산수화, 돌담 등 한국 고유의 미적 요소들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해온 이상봉 디자이너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이를 패션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관한 디자인으로 풀어낼 생각”이라며 “한글 디자인 역시 일차원적인 방법에서 벗어나 좀 더 입체적으로 표현해내도록 연구 중”이라며 앞으로의 활동방향을 밝혔다.

<박동미 기자>
/pd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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