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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일>등산은 초보라도 패션은 고수…올 가을 유행할 아웃도어룩은?

[헤럴드경제=박동미 기자]가을엔 부쩍 등산객이 는다. 평소 산을 즐기던 사람뿐만 아니라, 동네 공원조차 나가지 않던 ‘귀차니스트’들도 맑은 하늘 아래 단풍으로 붉게 물든 산을 그린다.

자연스레 쇼윈도에 걸린 등산복과 용품에도 눈길이 간다. ‘히말라야 등정 가느냐’는 비아냥거림이 일 만큼 국내 등산객들의 ‘아웃도어 의류 사랑’은 남다르다. 이름도 어려운 기능성 소재는 물론이고, 광고도 안 하는 숨어 있는 브랜드까지 꿰뚫고 있다. 등산은 초보라도, 패션은 전문가다.

등산복은 이제 ‘등산을 위한 옷’이 아니라 필수 일상복이 돼 버렸다.한 국내 아웃도어 업체의 방한용 점퍼는 지난겨울 10대들의 ‘교복 패션’으로 등극하며 웃지 못할 해프닝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묵직한 차림새뿐만 아니라, 의류시장에서 그 위상 또한 ‘히말라야급’이다. 하지만 그만큼 등산객의 스타일 고민은 깊어진다. 


▶너도 나도 트렌드?…등산복, 이제 ‘내 멋’대로 입자=아웃도어 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국내 등산ㆍ캠핑 등 야외활동 인구가 늘면서 그동안 디자이너 브랜드나 유명 기성복의 전유물이었던 패션쇼가 등산복 업계에도 등장했다. 이는 기존 패션업체의 아웃도어 시장 진출과 해외브랜드 유입으로 경쟁이 심화된 탓이기도 하다.

최근 가을ㆍ겨울 컬렉션 100여벌을 런웨이에 올린 밀레는 극지 원정대 느낌이 물씬 나는 전문가 시리즈부터 젊은 등산객을 위해 스트리트 패션을 접목한 등산복까지 다양한 라인을 선보였다. 다음 주엔 컬럼비아스포츠웨어도 브랜드 사상 첫 패션쇼를 열 예정이다.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 브랜드마다 “우리가 트렌드”, “우리가 필수 아이템”을 외치고 있으니, 가을 산행을 준비하는 등산객은 넓은 선택 폭만큼이나 고민도 넓다.

복잡할수록 단순해질 필요가 있다. 브랜드마다 마니아용, 취미용, 일상용 등 구획을 확실히 그어놓았으니 자신의 수준과 성향에 맞는 라인을 ‘믿고’ 고르면 그만이다. 또 초보자라고 해서 전문가용 입지 말라는 법 없다. 몸은 동네 뒷산이지만, 마음만은 히말라야를 향한다면 ‘완전무장’차림도 ‘오케이’다. 결국 다 ‘내 멋’이다. 


다만, 올 가을엔 오랫동안 자리잡았던 ‘등산복은 튀어야 제맛’ 공식이 사그라진 게 특징이다. 과하게 알록달록한 색상은 피하고 한층 차분해진 색으로 골라야 촌스러움을 면할 수 있다.

이승협 휠라 스포트 디자인 실장은 “이번 시즌엔 고기능성과 함께 자연친화적인 스타일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톤 다운된 갈색, 파랑, 노랑 등 ‘미드톤’ 컬러와 활동ㆍ기능성을 높인 절개와 입체 패턴 디자인이 조화를 이룬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요즘 유행 등산복?…동네 뒷산만 가도 바로 안다=‘백문이 불여일견’. 최근 유행하는 등산복 스타일이 궁금하면 지금 당장 산으로 가면 된다. 이제 곧 대한민국 방방곡곡, 산이란 산은 단풍보다 화려한 꽃중년 남녀의 ‘오색’ 등산복으로 물들 테니. 최근 20~30대 젊은 등산객이 늘었다지만 여전히 아웃도어 시장은 40~50대가 주도한다.

이제 막 등산에 입문하거나, 단풍놀이 계획을 세웠다면 무작정 매장으로 달려가지 말고 동네 뒷산이라도 한번 슬금슬금 올라보는 게 좋을 듯싶다. 운동 부족으로 굳은 다리 근육도 풀고, 다른 등산인들의 옷도 미리 살펴 볼 수 있다. 


아웃도어 의류는 모자나 재킷, 배낭 등 대부분 겉면에 브랜드명이 쓰여 있어서 등산 중 만나는 사람들의 옷 상표를 맞춰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금세 ‘대세’ 브랜드와 트렌드까지 파악 가능하다.

국내 대형 패션업체의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CD(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 중인 한 중견 디자이너는 “디자인 구상을 위해 하루 종일 등산로 입구에 앉아서 사람들 옷차림을 관찰한 적이 있다”며 “국내 등산객들은 빨강, 노랑 등 일단 ‘튀는 색상’을 선호하고 4~5개 국내 브랜드가 등산로를 점령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5조원대 국내 아웃도어 시장을 노리는 해외 브랜드들이 봇물처럼 쏟아지면서 아웃도어 의류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가깝게는 일본, 멀게는 스웨덴 등 북유럽에서 건너온 것들도 있다. 또 ‘명품의 나라’ 이탈리아산 등산복도 종종 눈에 띈다. 이들 브랜드는 한국보다 오래된 자국의 등산 문화 등을 앞세워 첨단 기능과 세련된 디자인으로 어필하고 있다.
 
 pdm@heraldcorp.com [사진제공=밀레ㆍ휠라 스포트ㆍ빈폴아웃도어ㆍ노티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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