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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웅진 후폭풍…줄이고 팔고…기업들 ‘실탄 확보’ 초비상
제조업체 60%가 비상경영체제 돌입
르노삼성차등 잇단 희망퇴직 칼바람
대한등 해운업 법정관리신청 속출도

CJ제일제당·STX그룹 자산매각 속도
현금확보로 재무건전성 확보 최우선
우량기업들도 계열사 체질강화 강조



웅진그룹 계열사인 극동건설과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자 산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웅진 말고도 2곳의 대기업이 금융감독원의 재무 상태 평가를 받아온 것으로 드러나며 기업들은 다음 희생양이 되지 않기 위해 재무건전성 확보를 최우선으로 비상경영의 고삐를 죄고 있다. 우량 기업들도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집안의 실탄을 점검하는 흐름이다.

▶인력 감축까지…위기의 기업들 안간힘=2일 산업계에 따르면 불황의 직격탄을 맞아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들은 인력 구조조정이라는 초강수까지 동원하며 한푼이라도 아끼고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최근 산업연구원의 기업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기 부진에 따른 감량ㆍ비상경영을 실시하고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전체(557개)의 29.3%인 162개에 달했다. 앞으로 6개월 내 시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답한 기업은 178개(32%)로 나타났다. 무려 60%가 넘는 제조업체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셈이다.

이를 증명하듯 완성차업체에는 구조조정의 칼바람이 불고 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연구ㆍ개발(R&D)과 디자인 부문을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해 전 직원의 14%에 달하는 800명의 신청을 받았다. 한국지엠도 지난 6~7월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으며 130여명이 지원해 차례로 퇴직 절차를 밟고 있다.

웅진그룹 계열사인 극동건설과 지주회사인 웅진홀딩스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재계의 실탄 확보 강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우량 기업들도 자체 실탄 여부를 점검하면서 재계는 ‘웅진 후폭풍’ 피해가기에 여념이 없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금호아시아나그룹은 3년째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지난 2010년부터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 핵심 계열사들이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바람에 대우건설과 금호생명 금호렌터카 대한통운 등의 주요 계열사들을 모두 매각했다.

대한해운은 올해 초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한진해운 역시 올해 상반기 8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는 등 해운사들도 근근이 연명하는 처지다.

▶“실탄이 최고” 현금 확보에 총력=CJ제일제당은 지난달 자사주 22만주를 총 696억3000만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대한통운 인수로 악화된 재무 부담을 덜기 위한 수순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 차입금은 올 상반기 기준 1조6216억원으로, 대한통운 인수 직후인 지난해 말(1조8927억원)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2010년 말(1조650억원)에 비해선 크게 늘었다.

STX그룹은 계열사 지분 매각과 계열사 간 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STX는 최근 경영권을 제외한 STX에너지 지분 매각 대상자로 일본 오릭스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협상에 돌입했다. STX메탈과 비상장사인 STX중공업의 합병을 결정한 것도 STX중공업 지분 매각을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동부그룹은 주요 계열사별 선제적 재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말 결산 과정에서 주택시장의 어려움이 앞으로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주택 사업 충당금과 대손 등 1400억원가량의 잠재 부실을 선반영했다.

동부제철은 지난 4월과 6월에 각각 300억원과 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동부하이텍은 7월 울산 유화공장 건물을 510억원에 현대EP에 매각했다. 동부CNI는 6월 54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2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우리도 혹시?’ 우량 기업도 비상경영=상대적으로 양호한 재무구조를 갖췄다고 평가받는 기업들도 웅진 사태를 지켜보며 비상경영의 고삐를 죄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순조로운 해외 매출을 기록하면서도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의 각종 변수를 점검ㆍ관리하고 있다.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글로벌 종합상황실을 통해 상황 변동에 따른 즉각 보고 체계를 가동했으며, 적절한 재고 수준 관리를 위해 매일 판매 상황과 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전 계열사가 구체적인 체질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도 주요 프로젝트 검토 시 정확한 투자심사 분석을 강조하고 있으며, 자금 유동성 확보 방안 역시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류정일 기자>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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