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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 작품 준비ㆍ디렉터 두 마리 토끼 쫓는 김철리 서울시극단 단장
“사람 사는 꼴이 궁금해서 저 달님이 세상을 기웃대시는가.”

사람 사는 모습은 12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하지 않았다. 최근 연극 ‘달빛속으로 가다’를 무대에 올린 김철리 서울시극단 단장은 연출을 맡으며 세상 사는 모습을 작품 속에 담고 과거와 지금이 그리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움직이는 보름달로 보여주고자 했다.

지난 21일 공연이 열리는 세종문화회관 M시어터에서 만난 그는 작품처럼 여러 회한이 담긴 표정으로 인터뷰에 임했다.

“1999년 작품입니다. 2000년에 작품을 올렸죠. 대한민국은 굴곡진 현대사를 거쳤고 사람들은 세상이 좀 더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속에 살았잖아요. 하지만 현재 모습은 어떤가요. 세상은 여전히 복잡하고 힘있는자, 가진자는 욕망 속에 살고 있고 평범한 사람들은 당합니다. 어쩔 수 없어요.”

이번 그의 작품의 결말은 조금은 비관적이다. 보름달 밝게 뜬 밤을 함께 지샌 각각의 등장인물이 죽음과 관련한 경험을 이야기하고 나면 에필로그를 통해 보여지는 12년이 지난 이들의 모습은 식당에서 힘겹게 일하는 모습, 병이 깊어 휠체어에 앉아있는 모습, 술집 종업원으로 일하는 모습이다. 그는 작품의 내용을 바꾸기보다 과거와 이 시대의 공통된 부분을 얘기하고자 했다.

이번 작품을 연출한 김 단장에게 마음의 빚이 두 가지가 있다. 작품에 대한 빚과 극단장으로서의 빚이다. 그리고 그 빚을 갚고자 두 가지 결심을 했다.


그는 “장성희 작가가 시놉시스로만 만든 작품을 1999년에 보고 독려해 완성시킨 작품이었다“며 “묻어둔 작품의 의미를 잘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 작가에게 마음의 빚이 있었고 이 기회에 다시 재도전 하게됐다”고 했다.

그런 그가 최근 작품을 준비함과 동시에 예술의전당 공연부문 프로그램 디렉터로 위촉됐다. 지난해 1월 부터 서울시극단 단장을 맡아오며 ‘쥐덫’,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추문패거리’ 등의 작품을 올렸다. 하지만 올해 들어 기획했던 몇 개 작품이 취소되어 아쉬움을 많이 가졌다.

그런 아쉬움을 달래고자 한동안 공연 프로그램 디렉터가 없었던 예술의전당에서 디렉터로서 프로그램 기획 강화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김 단장은 “과거 서울국제공연예술제, 국립극단 예술감독을 하면서 국내외 연극이나 무용쪽 정보들, 공연예술계 현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직접 연출을 하겠다고 나서는 건 어렵겠지만 인적 네트워크 구축이나 기획에 도움을 주는 등 가능성은 많이 열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산이나 인력 문제 등 서로의 접점을 찾아 예술과 행정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는 생각을 전하며 연극도 그만큼 ‘건강한 완성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사진=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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