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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리다는 내게 낯설고 새로운 도전”
‘써니’ 강소라 이번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더빙
선머슴 스코틀랜드 공주 다룬
‘메리다와…’ 주인공 목소리에

단번에 스타 반열 올라선 ‘써니’
내 배우인생의 ‘터닝포인트’


“‘욕 배틀’ 장면에서 처음으로 ‘그분’이 오시는 것 같았죠. 연기를 하다 보면 주변이 안 보이는 순간이 있어요. 희열감에 짜릿하죠.”

배우 강소라(22·사진)는 지난해 영화 ‘써니’에서 유명한 장면인 ‘여고생 패거리들끼리의 욕설 대결’에서 처음으로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돼 자아를 잊는 ‘경지’를 경험했다고 한다. 이 영화는 강소라를 단번에 스타로 띄웠다. 스스로는 ‘터닝 포인트’라고 했다. 영화 전후가 달라졌다. 팬들이 많이 알아보고 섭외도 늘어났다. 영화 ‘4교시 추리영역’으로 데뷔한 갓 3년차 배우지만 그동안 이것저것 참 다양하게 했다. TV 일일드라마(‘우리집 여자들’)도 있었고, 청춘드라마 ‘드림하이 시즌 2’와 가상 결혼 리얼리티쇼 ‘우리 결혼했어요’에도 출연했다. 그리고 최근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메리다와 마법의 숲’(27일 개봉)의 주인공 목소리 더빙을 맡았다. 최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강소라를 만났다.

“제가 선택한 일도 있고 소속사에서 권유한 작품도 있죠. 20대 초반에 경험할 수 있는 것을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요. 낯설고 새로운 도전을 좋아해요.”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조신하게 커서 결혼이나 하길 바라는 어머니 왕비의 뜻을 거스르고 활과 화살을 들고 선머슴처럼 모험을 겪는 스코틀랜드 공주 메리다의 이야기다. 특히 미국에선 ‘헝거 게임’과 함께 양궁의 대중적 인기를 부채질한 작품. 디즈니-픽사의 영화로 강소라는 한국 지사의 홍보팀으로부터 제안을 받고 디즈니 아시아 측과의 면접을 거쳐 주인공의 목소리를 맡게 됐다. 지난 여름 녹음을 끝내고 미국 픽사 스튜디오도 다녀왔다. 런던올림픽 직후 만난 미국 프로듀서가 강소라에게 “양궁으로 유명한 한국이 부럽다”고 했고, 강소라는 내심 뿌듯했다.

또래처럼 강소라도 디즈니-픽사의 애니메이션을 보며 컸다. 표정과 몸짓, 머리카락부터 치마자락까지 생동감이 넘치는 묘사도 매력적이었지만 개척정신을 가진 구원자로서 강한 여성상을 그린 ‘뮬란’이나 ‘포카 혼타스’ 같은 작품이 인상깊었다. 돌이켜보면 ‘써니’에서 강소라가 맡은, ‘칠공주파’의 대장 춘화역도 독립적인 여성상이다. “내성적이고 숫기가 없다 보니 그런 역할을 동경하는 것 같다”는 게 강소라의 말이다.

뮤지컬 연출가를 꿈꿨던 중고교 시절 대학로와 공연장에서 살다시피했던 강소라는 대학(동국대 연극영화전공) 진학 후 영화 오디션에 합격해 그 길로 뜻밖의 배우 경력을 밟기 시작했다. 아직 스타트라인이 가까운 만큼 강소라는 불안과 회의도 많다.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감동과 흥미를 줄 수 있을까, 언젠가는 필요없는 배우가 돼 대중들이 외면하면 어쩌지 라는 불안감도 문득문득 든다”며 “끝까지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자신감이 없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맹랑한 포부보다 오히려 믿음이 가는 젊은 여배우의 고민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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