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제조업체 W사에 다니는 직장인 조성기 씨. 올해 39살인 그는 키 183cm에 127kg이 나가는 거구를 유지하기 위해 하루 5끼 이상을 먹는 대식가였지만, 최근 하루 한 끼 식사를 시작했다. 하루 중 점심만을 골라 먹는 조성기 씨는 1일 1식을 한지 3주 만에 무려 10kg 감량에 성공했다. “1주일이 고비입니다. 하지만 그 시간이 지나면 하루 한 끼만 먹어도 전혀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한 끼를 맘껏 먹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1일 1식’의 장점은 규칙이 매우 심플하다는 데 있다. 저자는 1일 1식 외에는 다른 특별한 요구를 하지 않는다. 운동을 열심히 하라든가, 잠을 줄이라든가, 특별히 무엇을 먹으라고 하지 않는다. 하루 한 끼를 기본으로 배가 고프면 과일이나 간식을 먹을 것, 과일이나 식품은 가급적 껍질 채 먹으라는 것 정도를 빼고는 복잡할 게 아무 것도 없다. 남녀노소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바로 실행에 들어갈 수 있다.
국내에도 이미 ‘1일 1식’을 실천하고 있는 저명 인사들이 있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명예교수이자 세계적인 노화 학자인 유병팔(81) 박사는 대표적인 ‘1일1식 주의자’이다. 텍사스주립대 생리학교 교수로 부임한 뒤 오로지 노화 연구에만 매진한 그는 수천 마리의 실험 쥐를 통해, 소식한 쥐가 다른 쥐에 비해 평균 수명이 40~50% 늘어난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때부터 무려 30여 년 동안 1일 1식을 실천하고 있는 유 박사는 “평균 수명 뿐 아니라 최고 수명까지 연장시키는 건 절식 밖에 없다”고 못 박는다. 논문만 400여 편을 발표할 정도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는 유 박사는 이제 125세 수명을 꿈꾸고 있을 정도.
물론 시르투인 유전자가 실제로 장수를 돕는지의 효과성에 대해선 각국의 연구자간 견해 차이가 존재한다. ‘아침식사를 꼭 챙겨먹어야 오전 두뇌활동에 좋다’, ‘잘 먹는 사람이 건강하다’ 등 하루 세끼를 찬미하는 논리도 여전하다. 하지만 실효성 여부를 떠나 이제 ‘1일 1식’ 신드롬은 단순히 식사량을 줄이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국민들의 의식의 전환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번잡한 현대사회를 살면서 지나치게 많이 소비하고 지나치게 풍요로워진 생활환경에 대한 반성을 통해, 이젠 양보다 질, 하루 한 끼만 먹으면서도 더 건강해질 수 있다는 단계로 들어섰다는 얘기다.
우리 한국인은 너무 많이 먹고 있다. 추석을 앞둔 지금 ‘나를 위해 먹는 음식’이 혹시 ‘내 몸에 독이 되지는 않을까’ 한번 정도 고민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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