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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해진 “마초냐고? 실제로 평범한데...” (인터뷰)
개성 강한 마스크, 금방이라도 특유의 코믹한 애드리브로 웃음보를 자극할 것 같은 그가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남자로 돌아왔다. 바로 영화 ‘간첩’(감독 우민호)을 통해 최고의 암살자로 돌아온 유해진의 이야기다.

유해진은 이번 영화를 통해 고난이도의 액션은 물론 독기 넘치는 차가운 연기로 관객들의 압도시켰다. 특히 김과장 역 김명민과 날이 선 긴장감이 흐르는 팽팽한 맞대결로 극의 흥미를 고조시켰다.

그에게 차기작으로 ‘간첩’을 택한 이유를 물으니 “생활형 간첩이라는 이색적인 소재에 굉장히 많이 끌렸다”고 했다. 그는 자신의 캐릭터보다 전체적인 스토리, 배우들과의 연기 앙상블에 가장 중점을 뒀다.


그는 이번에 선보인 정극 연기가 대중들에게 반감을 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도 그럴법한 것이 그에 대한 대중들의 이미지는 ‘코믹’이다.

“근래에 연기 변신을 했다고 해도 무방하죠. 최부장에게 코믹한 모습을 찾아 볼 수 없잖아요. 그래서 사실 영화를 보는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을 많이 했죠. 웃음 코드가 전혀 없으니까요. 하지만 사실 저는 정극 연기를 굉장히 좋아해요. 연극을 할 때도 정극 연기를 많이 했고요. 영화계에서는 아무래도 코믹한 연기를 많이 해서 대중들에게 익숙해져 있지만 요.”

이번 영화에서 유해진은 딱딱한 북한 사투리를 실감나게 소화했다. 이미 전작 ‘국경의 남쪽’에서 북한 사투리를 선보인 바 있는 그이지만, 대중들에게는 새로운 모습이었다.

“‘국경의 남쪽’ 때 사투리 연기를 지도해 주신 선생님이 계셨어요. 그래서인지 새롭게 배운다는 느낌은 없었죠. 이번에도 사투리를 직접 배우고,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그들의 어감이나 생활할 때의 모습을 주의 깊게 익혔죠.”

유일한 악역 캐릭터 최 부장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그는 서서히 점점 악독해지는 최부장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의 목을 죄여왔다.

“시종일관 강한 사람이잖아요. 슬슬 행동하고, 조용히 말하지만 항상 날이 서 있는 사람이죠. 말 속에 뼈가 있는 사람인 셈이죠. 오히려 과장되게 행동하면 전형적인 악역 캐릭터에 그치지 않았을 겁니다. 그래서 더 진지하고 차갑게 연기하려 했죠.”

암살자로 등장하는 만큼 작품 속 그가 선보인 액션 연기 역시 화려하다. 위험천만한 고도의 액션을 그는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특히 김명민과의 대결은 보는 이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긴장감이 흐른다. 그는 “김명민의 공 역시 컸다”며 환히 웃었다.

“생각보다 어려운 액션이라 걱정을 많이 했는데, 배우든 스태프든 다친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었어요. 뭐 작게는 상처도 났지만, 이 정도는 어쩔 수 없는 거고요. 김명민 씨는 액션 경험이 있는 배우라 그런지 정말 잘 하더라고요. 그래서 만족할 만한 장면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촬영장은 어땠을까. 정겨운을 제외한 유해진, 김명민, 염정아는 어느 덧 불혹의 나이에 접어든 배우들이다.

“촬영장 분위기는 정말 좋았어요. 특히 김명민 씨와 염정아 씨 같은 경우는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잖아요. 집안 이야기도 하고, 아이들 이야기도 하는데 부럽긴 하더라고요.(웃음) 평상시에는 평범한 일상 대화를 많이 나눴죠. 김명민 씨는 워낙 분위기도 잘 띄우고 사람들에게 친절하잖아요.”

또 그는 정겨운에 대해서는 “외모와는 달리 말투도 느리고 행동도 느렸다. 그래서 정말 정겹더라”며 농을 쳤다. 여유로우면서도 재치 있게 대화를 이어가는 그가 내뿜는 인간미는 단연 매력적이었다.

유해진은 ‘코믹’과 ‘마초’적 이미지가 공존하는 배우다. 아이러니 하다. 코믹함과 살벌함, 그러면서도 남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기는 배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그는 손을 내저으며 “전혀 그렇지 않다”고 소탈하게 웃었다.

“마초라뇨. 전혀 그렇지 않아요. 그냥 평범한 사람이에요. 길게 쉴 때는 여행도 가고, 주로 등산도 많이 하고요. 친구들하고 음주도 즐기죠. 스스로 느끼기에 제 생활은 굉장히 단순하고 평범한 것 같아요.”

그는 또 한편의 영화 ‘감기’로 내년 초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올해만 해도 ‘미쓰 고’부터 ‘간첩’까지 두 편의 영화로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했다. 쉴 틈 없이 필모그래피를 쌓는 그는 일을 할 때 가장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다.

“‘감기’는 이제 촬영이 거의 다 끝난 상태고요. 10월 안에 마무리 지을 것 같습니다. 저는 비교적 끊임없이 작품 활동을 하는 편이죠. 일을 할 때가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뭐 영화 촬영 스케줄이 살인적이지는 않잖아요. 촬영 할 때 마음이 편하고 즐거워요.(웃음)”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사진 송재원 기자 su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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