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듣는 사람 각자 해석의 자유만 있을뿐…한국 음악의 벽은 없었다”
명인의 음악에 담긴 사연은
서울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황병기 명인의 방 안, 눈길 가는 곳엔 모두 가야금이 있었다. 얼추 둘러봐도 가야금이 10여대가 넘는다. 다른 방에 있는 가야금만 20여대, 100년이 넘은 가야금도 있단다.

지난 13일 북아현동 그의 자택에서 이뤄진 인터뷰에서 ‘아름다운 조우’에 쓰인 음악에 대해 묻자 그는 “듣는 사람 각자 나름대로 해석의 자유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리곤 “자기 스타일대로 하는 것은 좋은데 그만큼 예술적 완성도가 있는 작품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내비쳤다.

그는 프랑스 안무가 니콜라 폴이 ‘Nobody On The Road’에 ‘비단길’을 쓰면서 한국음악에 대한 벽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말한 점을 들어 세 안무가가 어떤 그림을 그려낼지 기대했다.

그는 “박일은 극적이고, 정혜진은 시적이고, 폴의 안무는 철학적인 작품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레 짚었다.
 
가야금 명인 황병기. 이번‘ 아름다운 조우’에서 해설로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작품엔 그의 음악 ‘비단길’ ‘아이보개’ ‘침향무’ 등 6곡이 담겨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폴이 음악으로 쓴 ‘비단길’은 신라 고분에서 나온 페르시아의 유리 술잔에 빛이 도는 것을 보고 신비스러움을 느껴 동서문화 교류의 통로인 비단길이라고 이름지었다고. 그런 면에서 폴의 작품의 길과 통한다.

박일 안무가가 안무에 사용한 ‘아이보개’란 작품은 “어린아이를 보는 어린아이”라는 뜻. 동네 아이들이 이것저것 놀이하는 것을 구경하고 만든 음악으로, 또 다른 작품인 ‘전설’ 역시 “동심의 세계를 그린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혜진 감독이 사용한 ‘달의 소리’는 조선조 후기 화가 중 심전 안중식의 ‘성재수간도’를 보고 영감을 얻어 작곡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의 음악이 처음으로 무용에 쓰인 것은 1965년이다. 첫 창작곡 ‘숲’을 칼 월스라는 미국의 안무가가 작품에 썼고, 네 명의 일본 무용수가 춤을 췄다. 이후 여러 무용 작품에 그의 곡이 쓰였다.

황 명인은 “춤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K-발레를 만들어 성공적인 다른 작품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