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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 다역’ 일상 박칼린 ‘에너지의 원천’은?
[헤럴드경제=남민 기자]한국 최초의 음악감독, 냉철함 속에 따스함을 지닌 심사위원, 스타 교수, 뮤지컬계의 흥행 보증수표…이 화려한 수식어들은 모두 박칼린을 지칭하는 말이다. 언제 어디서나 남다른 열정으로 주변의 사람들까지 기분 좋게 만드는 그 에너지는 어디에서 뿜어져 나오는 것일까. 이 시대의 소통하는 리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음악감독 박칼린을 전주소리축제에서 만나봤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어떤 축제인가.

▶우리의 전통 소리를 전면으로 부각시킨 소리축제다. 지난해에는 사람들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가기 위해 대중성에 비중을 두었지만 올해는 전통성을 더욱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축제에서는 우리의 전통 소리인 국악과 월드뮤직, 재즈 등이 어우러진 흥겹고 경쾌한 무대를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울과 전주를 오가는 바쁜 일정 중에서 짬이 나면 주로 뭘 하나.

▶뻔한 대답인 것 같지만 공연을 가장 많이 보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는 것도 좋아한다. 물론 전시회도 자주 찾아다니는 편인데 그러면서 영감이 많이 떠오르는 것 같다. 


-최근 뮤지컬 ‘시카고’ 음악감독으로도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인가.

▶내 에너지의 원천은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도전정신’이다. 현재 뮤지컬 ‘시카고’ 음악감독 뿐만 아니라 한국예술원 공연예술학부 학부장으로서 뮤지컬과 학생들을 직접 가르치고 있고, 전주세계소리축제 집행위원장 업무도 함께 수행하게 되어 서울과 전주를 오가며 정말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역할을 모두 완벽히 수행하는 것 또한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학부장으로 있는 한국예술원에서 많은 학생들을 만나봤을 텐데, 특히 기억에 남는 제자가 있나.

▶처음 강의에 들어갔을 때, 방송에서 비쳐진 카리스마 있는 모습 때문에 학생들이 선뜻 다가서기 어려워했는데, 한 여학생이 수업시간 외에도 나를 졸졸 따라다니며 이것저것 현장에 대해 궁금한 것을 질문했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당돌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강의시간에 내 말을 한 마디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고 정말 ‘미래가 밝은 친구’라고 생각했다.

-음악감독으로 박칼린 말고, 교단에 선 박칼린 교수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하다.

▶스스로 느끼기에 음악감독을 맡을 때나 교단에 설 때나 큰 차이는 없는 것 같다. 둘 다 가슴이 설레는 일이기도 하고 음악감독일 때는 관객들에게 생생한 감동을 전할 수 있는 공연을 위해, 교단에 설 때는 학생들에게 내재돼 있는 재능을 마음껏 발산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하루가 다르게 일취월장하는 실력을 보여주는 학생들을 볼 때면 기특한 마음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곤 한다.


-예술 분야로 진출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따로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

▶학업에 있어서의 우등생이 아닌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것을 권하고 싶다. 그렇다고 학교에서의 공부를 소홀히 하라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위치에서 주어진 일들을 성실히 하되, 조금 더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나는 어린 시절에 많은 곳을 여행해봤기 때문에 또래 친구들보다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몸소 체험할 수 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참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현재 자신이 뛰어난 분야가 없다고 해도 누구에게나 한 가지 이상의 재능과 소질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재능과 소질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조기교육이 필요한데, 한국은 입시 위주의 조기 교육 시스템은 잘 갖춰져 있지만 인성과 예술적 소양을 함께 기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인성적인 면과 예술적인 소양을 함께 길러줄 수 있는 스승을 찾아주는 일이 우선시 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건 ‘예의’와 ‘겸손’을 갖추는 것이다. 예의와 겸손을 갖추지 못한 사람은 자기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제한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늘 학생들에게 스스로를 낮추고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자신의 꿈에 대한 해답을 찾으라고 조언한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방송에서 과거 CIA요원이 되고 싶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2012년을 살아가는 박칼린의 꿈은 무엇인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가슴 뛰는 삶’을 사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을 찾아다녔고, 스스로 그런 일만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어쩌면 바로 이것이 내 에너지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음악감독으로서 좋은 작품과 배우들을 만나고 싶고 지금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강단에서도 개성 넘치는 학생들을 만나며, 원석과도 같은 그들이 보다 반짝반짝 빛나도록 도와주고 싶다.

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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