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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 코 비트는 장면…저도 통쾌하던 걸요”
종영 ‘넝쿨당’서 ‘밉상 시누이’ 말숙役 오연서
시집살이 끝판왕 실감 연기
데뷔 10년만에 대세녀 등극
“올해도 뭔가 이루지 못하면
그만 두겠다는 각오로 했죠”

드라마 이어 ‘우결’서도 활약 기대


싹싹하고 씩씩한 게 영락없이 ‘방말숙’이다. 전국시청률 45%를 넘는 ‘대기록’을 세우며 끝난 KBS2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쿨당)에서 차윤희(김남주)의 얄미운 막내 시누이 말숙을 연기한 오연서(25)다. “약간 철없고, 막내 같고, 밝고, 에너지 넘치고 이런 면은 실제 성격하고 좀 비슷해요. 집에서 부모님이 드라마 보면서 ‘야, 너 같다’ 하세요.”

최근 정동 헤럴드경제 사옥에서 만난 그는 말하면서 자주 ‘까르르’ 웃는 게 털털해 보였다. 실제론 남동생 하나 있는 장녀란다. 15살 어린 나이에 연예계에 데뷔하고 예술고등학교를 다닌 딸에게 온통 부모님이 신경이 쏠리는 바람에 동생이 오히려 의젓한 오빠같은 성격이라고.

오연서는 말숙 역으로 두각을 드러내며 시쳇말로 ‘대세녀’가 됐다. 의류ㆍ음료 등 TV 광고 6~7개를 찍고,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에 엠블랙 이준과 함께 커플로 투입됐다. 지난 15일 첫 방송이 나간 직후, 오연서와의 첫만남에서 이준이 “인어공주 같다. 마치 갓 올라온 생선같다”고 표현한 ‘오연서 첫인상’과 오연서의 본명 ‘오햇님’이 실시간 인터넷 검색어 상위에 오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예능은 참 어렵더라고요. 멋있어요, 그 분(이준). 드라마 출연 중간에 ‘우결’ 관련 미팅했는데, 극중 세광(강민혁)과의 러브라인에 누가 될까봐 일단 드라마 끝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했어요.” 

데뷔 10년만에 ‘넝쿨당’의 얄미운 시누이 말숙이로 빛을 본 연기자 오연서는 아직 갈길이 멀다. 그는 “무엇이든 열심히 하는 배우고 되고 싶다”고 야무진 각오를 밝혔다.                                                         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그는 ‘우결’ 출연에 대해선 방송 전이라며 말을 아꼈다. “제작진이 저희 커플은 감춰둔다고 해서요. 시즌4의 비밀병기인가봐요.”

오연서는 드라마에서 세광과 못 이룬 결혼의 꿈을 ‘우결’에서 달래게 됐다. “마지막회(58회) 앞두고 57회 대본만 받았었거든요.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 제가 웨딩드레스를 입는 장면이 있었어요. ‘뭐야? 우리 결혼해? 우리 결혼하는 거야?’라고 저희끼리 막 추측했는데, 결국 이숙(조윤희) 언니 혼자 결혼하더라고요.”

말숙은 걸핏하면 12살 연상의 윤희를 가르치려 들며 ‘시월드’의 끝장을 보여주는 인물이다. 윤희와 극한 대결을 펼치는 말숙 역이 욕심나서 그는 밤잠을 설칠 정도였다.

“오디션을 두 번 봤는데, 연락이 없었어요. 도저히 그냥 못 지나가겠는 거예요. 잠도 못 자겠고, 자꾸 꿈에도 나타나고. 그래서 오디션 한 번만 더 보게해 달라고 감독님께 매달렸어요.”

신인급의 신선한 캐스팅을 원했던 감독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그는 이를 악물었다.

“제가 완전 신인인 줄 아시는데, 만15세에 데뷔한 뒤 사실 6개월 이상 쉬어본 적이 없어요. 영화든 드라마든 항상 작품을 해왔는데 잘 모르시더라고요. 올해 원하는 만큼의 뭔가가 없으면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이번에 운도 워낙 좋았지만 정말 열심히 했어요. (윤희와의 싸움에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한 게 거의 다였어요.”

그는 극중 집 나가 고생도 하고, 엄마 엄청애(윤여정)로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두들겨 맞았다.

“저는 망가지는 게 두렵지 않아요.마스카라 번지고, 밥도 막 쑤셔넣고, 언제 이런 거 해보겠어요.”

오연서는 윤희가 인내심이 폭발해 말숙의 코를 비틀어버리는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대본 리딩 자리에서 준상 오빠가 “말숙아!” 부르시더니 갑자기 코를 비트는 거예요. “괜찮지? 수술 안 했지?”이러는 거예요. 남주언니가 배려해준다고 살살 잡으시길래 ‘괜찮다’고 해서 엔지(NG) 없이 갔어요. 집에서 TV로 보니까 눈이 막 몰려 있어서 좀 속상하긴 했어요. 그렇지만 남주언니 입장이 되어 저도 통쾌하더라고요.”

그는 촬영 현장에서 기라성 같은 선배를 만나 연기력을 키울 수 있었다. “장용 선생님이 많이 도와주셨어요. 저를 불러다 앉히시곤 ‘말을 해야지, 왜 대사를 하냐’고 하시고, 유준상 오빠는 동국대 직속 선배(연극영화과)여서 워낙 잘 해주셨고, 김남주 언니와는 붙는 장면이 많았는데 워낙 대선배인데 분위기를 편안하게 해주려 하셨고요.”

그는 말숙의 인기는 김형석 감독과 박지은 작가 덕분이란 말도 잊지 않았다.

시댁 생활교본 같은 이 드라마를 통해 그는 삶의 지혜를 얻기도 했다.

“일단 저같은 시누이 있으면 너무 싫을 거 같고요. 결혼은 아직 먼 얘기지만 극중 윤희의 지혜를 많이 배웠어요.”

오연서는 2002년 걸그룹 LUV로 데뷔했지만 빛을 보지 못하고 3개월 만에 가수활동을 접었다. 이후 연기자로 전향해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과 ‘동안미녀’ ‘동이’, 영화 ‘여고괴담5’ 등 다수 작품에 단역과 조연으로 출연했다. 동국대 연극영화과 4학년 휴학 중이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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