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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펄펄나는 10대도…갑작스런 운동땐 ‘뼈’ 빠지게 고생만 한다
고3 아들 갑자기 운동하다 발목삐끗
약간 통증에 가벼이 넘겼다간
박리성 골연골염으로 악화
심해지면 퇴행성 관절염 초래

11~21세 청소년에게 자주 발생
관절에서 ‘슥슥’소리나거나
통증·부기·강직현상도 동반

어머니 파워워킹도 무릎 부담
허리디스크 환자 조깅 피해야


선선한 가을 날씨에 여름철 축 늘어져 있던 운동 욕구가 다시 살아난 김모(48) 씨는 저녁마다 고등학생 아들의 손을 잡아끌고 한강 둔치를 한 바퀴 뛰고 오는 게 일과다. 아들의 공부 스트레스도 날리고 점점 늘어나는 뱃살도 빼는 데 달리기만 한 게 없다고 김 씨는 고집하지만 정작 아들은 귀찮기만 할 뿐이다. 아들이 온갖 잔꾀를 부려도 눈 하나 깜빡 안 하던 김 씨는 요즘 후회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며칠 전부터 발목이 아프다는 아들의 말을 흘려 듣고 억지로 달리게 한 게 문제였다. ‘한창 자라는 아이의 뼈에 무슨 큰 이상이 있을까’ 생각한 김 씨는 의사로부터 ‘박리성 골연골염’ 진단을 받고서야 무턱대고 뛰는 게 좋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내 아이 발목뼈에서 ‘슥슥’ 소리가?=갑자기 운동을 하면 크고 작은 부상을 당하기 쉽다. 발목을 삐끗하는 경우가 가장 흔한데, 약간의 통증이 있지만 대부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지나치게 마련이다. 그러나 같은 부위에 계속 부상을 입고 이를 치료하지 않는다면 박리성 골연골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박리성 골연골염은 연골 하부의 골이 부분적으로 혈액을 공급받지 못해 괴사하고, 이 연골의 일부분이 퇴행성 변화를 일으켜 주위 뼈와 분리되면서 연골이 딱지 떨어지듯 떨어져 나가 연골 조각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어깨와 팔꿈치, 무릎, 발목 등 여러 관절 부위에서 생길 수 있는데 특히 무릎과 발목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 2010년 박주영 선수가 골 세리머니를 하다 동료 선수들에게 무릎이 눌리며 부상을 당했는데, 바로 그것이 박리성 골연골염이었다. 

운동을 갑자기 하면 부상 위험이 커진다. 조금이라도 이상이 느껴지면 쉽게 지나치지 말고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박리성 골연골염은 주로 뼈가 약한 11~21세 사이의 청소년기 남자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절 부위에 외상을 입으면 관절 내부에서 무언가 걸리거나 끼고 도는 듯한 증상이 나타난다. 또 ‘슥슥’ 하는 소리가 관절에서 느껴지고 관절이 잘 구부러지지 않거나 통증과 부기, 뻣뻣한 강직 현상도 동반된다. 외상이 없더라도 울퉁불퉁한 길을 걸을 때 걸음이 불안정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 부종이 지속된다면 박리성 연골염을 의심해야 한다.

만약 박리성 연골염을 방치하면 관절 주변에 혈액 순환이 안 돼 골괴사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심해지면 퇴행성 관절염까지 초래할 수 있다. 때문에 발병 초기 부상 부위에 체중이 가해지는 것을 피하고 발을 높게 올려 발목 주위의 부종을 제거해야 한다. 병원을 찾아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를 받는 것이 좋으며 만약 그럼에도 증상이 심해지면 관절 내시경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여우진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운동을 하다 무릎이나 발목 등 관절에 부상을 입고 뼈에서 소리가 나는 것 같다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머니의 ‘파워워킹’에 무릎은 피곤하다=평상시 걸음걸이나 달리기 동작보다 과하게 팔다리를 흔드는 파워워킹은 그만큼 다이어트에 효과가 클지는 몰라도 무릎에는 무리가 갈 수 있다. 우리 무릎에는 초승달 모양의 반월상 연골판이 무릎 안쪽과 바깥쪽에 각각 한 개씩 있어 무릎 운동을 원활하게 하고 무릎뼈의 완충 작용을 한다. 달리기 운동을 하면 무릎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게 마련이고 자연스럽게 반월상 연골판도 다치기 쉽다. 더군다나 별다른 스트레칭이나 준비운동 없이 운동을 시작하면 손상될 위험이 크다.

박재철 노원튼튼병원 원장은 “어깨를 뒤로 해 가슴을 펴고 아랫배와 엉덩이에 힘을 준 뒤 시선은 수평보다 조금 위쪽에 두고 걷는 게 바른 자세”라며 “바른 자세로 걸어야 척추가 곧게 돼 심장 기능이 강화된다”고 조언했다.

달리기가 오히려 독이 되는 사람들도 있다. 허리나 목에 디스크 질환을 앓고 있다면 달리기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달리기가 허리 근육 강화에 좋다고 잘못 아는 경우가 많은데, 사람이 뛸 때 발에서부터 전해오는 충격이 무릎을 거쳐 척추까지 이어지면서 디스크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때문에 숨이 찰 정도의 강한 운동보다는 가벼운 걷기가 좋다. 걷기는 허리의 큰 움직임이 없어 척추 관절을 보호하면서 허리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운동이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면 물속에서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윤영선 분당척병원 관절외과 원장은 “무릎 연골이나 연골판은 한 번 손상되면 쉽게 재생이 되지 않으므로 자신의 몸 상태를 미리 점검해 알맞게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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