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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세대 학생 87% “동성애 인정”…캠퍼스 ‘퀴어 문화’ 확산
-연세대 영문월간지 ‘애널스(annals)’, 학부생 1002명 조사

-대학 내 동성애 동아리 증가…퀴어 문화제 확산

-“인식은 빠르게 변화…제도는 여전히 제자리걸음”

[헤럴드경제=박수진 기자]대학 사회의 동성애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학 내 동성애 모임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사회적 이슈가 됐던 과거와는 달리 정식 인준을 받은 동성애 동아리가 활동 중이며 동성애 문화제나 캠페인도 매년 열리고 있다.

11일 연세대 교내 영문월간지 ‘애널스(annals)’가 학부 재학생 1002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3~17일까지‘동성애에 대한 인식’을 설문조사해 9월호에 게재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87.3%가 “동성애를 인정한다(tolerate)”고 답했다. 동성 간의 결혼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58.02%가 ‘긍정적’이라고 답해 ‘부정적(19.54%)’ 또는 ‘잘모르겠다(22.44%)’고 답한 경우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또한 동성애를 다룬 영화, 음악 등 이른바 ‘퀴어 문화’에 대해서도 전체 응답자의 48.3%가 긍정적이라고 답했으며 이들 중 52.37%는 이러한 문화가 동성애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줄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사를 진행한 신수정(언더우드국제학부3) 애널스 국장은 “동성애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은 대체로 긍정적, 수용적이었다. 과거에 비해 인식이 점차 개방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주요 대학에는 동성애 동아리가 정식 자치단위로 인준받아 활동을 하고 있다. 1990년대 말부터 비공식 소모임 형태로 운영되던 대학 내 동성애 모임은 2000년대 초께 서울대 ‘QIS(Queer in SNU)’시작으로 고려대 ‘사람과 사람’, 연세대 ‘컴투게더’, 이화여대 ‘변태소녀 하늘을 날다(변날)’, 중앙대 ‘레인보우피쉬’ 등이 정식 동아리로 거듭나며 학내 성소수자 인권보호 등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매년 가을마다 레즈비언 문화제를 열어 온 이화여대 레즈비언 인권모임 ‘변날’은 “과거에는 문화제를 앞두고 신촌 지역 교회에서 ‘이대를 구원해달라’는 기도회까지 열렸지만 지금은 외부에서도 문화제를 기다리고 참여를 원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이 사라져야 하는 건 당연한 흐름이며, 이러한 양상은 대학 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변날은 올 해도 11월12일부터 16일까지 제10회 레즈비언 문화제 ‘십년感수’를 개최한다.

물론 개선돼야 할 부분도 상당하다. 인식은 점차 변화하고 있지만 제도적 개선은 아직 미미한 것이 현실이다. 장병권 동성애자인권연대 사무국장은 “성적지향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내용의 차별금지법 마련이 필요하다. 오래 전부터 입법을 위한 노력을 해왔지만 정부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고 종교계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도적 개선으로 성소수자의 인권이 보호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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