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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글’노우진이 밉상됐던 이유 있었다(인터뷰)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개그콘서트’ 달인에서 김병만의 수제자로 나왔던 노우진은 SBS ‘정글의 법칙’ 초반에는 밉상이었다. ‘안티 100만’을 달고 다녔다. ‘정글의 법칙’ 게시판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었다. 극단적인 환경에서 김병만과 리키김이 적극적으로 앞장을 서는 데도 별로 일할 생각을 않고 있는 것으로 비춰졌다. 하지만 요즘은 반응이 많이 좋아졌다. 만만하게 대할 수 있고 인간적인 느낌이 나는 ‘형’으로 바뀌었다. 웃기는 것도 제법 잘 하고 있다.

“처음에 게시판을 모니터해 보니까 저에 대한 악플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급하게 하지 말고 찬찬히 나 자신을 보여주자고 했는데, 버라이어티 예능 경험이 없어서인지 방송 욕심을 부린 것 같아요.”

노우진에게 ‘안티’가 생긴 건 이유가 있었다. 제작진이 노우진에게 요구한 것은 ‘몸’보다는 ‘입’이었다. 김병만은 몸으로 부딪혀야 하고, 한국어가 능숙하지 못한 리키김도 별로 말로 웃겨 줄 멤버가 아니었다. 그러니 메인 토크 담당은 노우진에게 갔다.


“제작진이 말로 웃겨 달라고 해서 저도 잘하려고 욕심을 좀 부렸어요. 약간 무리도 있었죠. 쟤는 입만 살아 뺀질뺀질하냐는 소리도 들었어요. 정글에서는 몸이 진정성이더라고요. 바누아트부터는 저도 조금씩 몸으로 하려고 했어요.”

노우진은 예능에서 짧게 호흡하는 전략과 전술에 익숙하지 못하다. 한마디로 여우처럼 행동하지 못한다. 주변에서 ‘정글의 법칙’의 캐릭터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고 했지만 정작 노우진은 “진심은 통한다. 멀리 내다본다. 작년보다는 올해가 발전했다”고 말한다.

“안티 글도 점점 없어지고 있어요.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런 사람도 필요하다며 이제 저를 옹호해 주는 댓글도 봤어요. 저는 아직까지 인간성으로 주변사람에게 욕을 먹은 적은 없어요. 리키한테 겨우 한 살 많은데 형 대접 받을려고 하냐며 ‘너나 잘해’라고 의도치 않게 비쳐지는 경우도 있었어요. 저는 사실 마음이 여리고 감성적인 사람이에요. 티를 안 내려고 하죠. 하지만 나를 포장하려고 하지는 않을 거에요. 제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 된다고 생각해요. 정면승부할 거에요.”


하지만 정글은 쉽지 않은 경험이다. 노우진도 체력적으로 힘이 들었고 탈수증상, 헛구역질이 나타나기도 했다. 박쥐나 뱀도 먹었다.

“저는 비위가 정말 약해요. 가족들도 제가 뱀과 박쥐 먹는 걸 보고 깜짝 놀랐대요. 박쥐는 원주민이 주니까 먹는 게 예의에요. 근데 고기를 못 먹어 정글 동물들을 잡아먹어야 든든해져요. 인간의 본능 중 식욕과 수면욕이 우선이에요. 성욕은 가장 아래라는 걸 느꼈어요. 건강한 남자니까 신체적인 변화는 있지만 잠에서 깨면 오늘은 뭘 먹지, 집을 어떻게 짓지, 이런 생각만 들었어요. 하지만 마다가스카르 사막지역의 모래 입자가 너무 고와요. 별똥별도 자주 떨어져요. 이런 데서 모닥불 피워 놓고, 어떤 연예인이 뭔가를 구워먹으면서 밤하늘을 보며 자보겠어,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노우진은 친근함과 만만함이 자신의 특징이라고 했다. 실제로 툰드라에서 만난 유목민 할아버지도 노우진을 가장 만만하게 대했다. 노우진에게 포옹하면서 엉덩이를 발로 차기도 했다. 친근감의 표시였다.

노우진은 “예능이지만 인간적인 면도 나오더라고요. 사람에 대한 진실성도 보이잖아요”라면서 “TV에서 보여지는 모습 그대로예요. 병만이 형도 실제 MT 가면 고기 굽고, 자기가 다 하거든요. 원주민을 만나면 자꾸 뭘 하려고 하기보다는 욕심 부리고 말자, 그러면 나 자신을 놓아버리게 되더라고요”라고 했다. 이어 “정글에 갔다오면 주변 모든 것의 소중함을 느껴요. 편의점 알바도 고맙죠. 정글 갔다오니 체력도 좋아져요. 스튜디오 7시간 녹화는 별로 힘들지 않아졌죠.”라고 덧붙였다.


신봉선과 ‘개그콘서트’ 공채 동기인 노우진은 처음에는 비주얼 담당이었다. 멋있는 역할을 주로 맡았다. 하지만 살이 찌고 후배 허경환이 들어오면서 비주얼이 안 먹히게 됐다. ‘달인’도 처음에는 턱시도를 입고 나갔지만 아무도 웃지 않았다. 그래서 한 달 만에 얼굴에 점 찍고 코믹한 수염을 만들어서야 시선을 주목시킬 수 있었다.

버라이어티 예능에 가는 게 꿈이었던 노우진은 ‘달인’이 뜨는 바람에 “무대에서 말을 안하는 애가 버라이어티가 꿈?”이라는 반응도 들었지만 말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달인’처럼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이미지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한다.

예능인 하하처럼 엄마가 개척교회 목사이며, 아버지는 교회 장로인 노우진은 “멀리 내다보면 제가 특색 없게 생긴 게 다행입니다. 다양한 캐릭터를 할 수 있잖아요”라면서 “정글에서는 소금처럼, 소품처럼 지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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