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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옥이전 첫날에도 팀장회의…박찬구의 ‘원칙경영’
매주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회의 주재
“형도 안정돼 사업에 충실하기 바랄뿐”
긴급임원확대회의서 ‘분가’ 소회 밝혀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박찬구<사진> 금호석유화학(011780) 회장은 지난 1일 서울 수표동 시그니쳐타워로 사옥을 이전한 후 공식 업무 첫 날인 지난 3일 오전 8시 여느 월요일과 다름없이 팀장회의를 주재했다. 이삿짐 정리가 덜 돼 회의를 건너뛸 가능성이 있다는 회사 안팎의 예상을 뒤집은 것이다. 회장에 취임한 뒤 외부 일정이 있던 날을 제외하고 박 회장은 월요일이면 어김없이 팀장회의를 가졌다. “원칙을 깰 수 없다”는 평소 지론을 실천한 것이다.

박 회장의 이 같은 ‘원칙 경영’이 금호석화 재도약의 원천이 되고 있다. 실제로 금호석화 계열사 금호미쓰이화학은 지난달 29일 전남 여수시 여수공장에서 폴리우레탄 주원료인 MDI(Methylene Diphenyl Diisocyanateㆍ메틸 디페닐 디이소시아네이트) 5만t 추가 증설 준공식을 가졌다. 2010년 박 회장이 회사 복귀한 뒤 사실상 첫 공장 증설이다.

준공식 당시에도 박 회장의 ‘원칙’이 빛을 발했다. 금호석화 관계자에 따르면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여수행 비행기 결항이 준공식 전날 결정되자, 회사 실무진은 ‘준공식 연기’ 또는 ‘불참 및 부회장급 대리 참석’을 박 회장에게 권했다.

하지만 박 회장은 “합작 파트너인 일본 미쓰이화학 관계자들이 (준공식에) 예정대로 참석한다”며 곧바로 서울역으로 이동, KTX로 여수에 간 뒤 현지에서 1박하고 준공식 참석을 강행했다. 이 관계자는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것이 박 회장의 원칙 중 하나”라며 “박 회장은 정확하게 오전 7시45분쯤이면 회사에 나온다”고 전헸다. 박 회장은 상반기 화학업계 불황에도 합성고무 등 제품의 공정을 늦춰선 안 된다며 약속과 원칙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박 회장은 지난 3일 오후 계열사 긴급 임원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사옥 이전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2002년 형인 박삼구 회장이 그룹 회장을 맡은 지 10년만에 사옥 이전을 하며 이별하게 됐다”며 “과거를 회상하면 가슴 아프지만 입장과 철학이 달라서 이별하게 됐다. 형도 안정돼 가면서 사업에 충실하기 바랄 뿐”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과거에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라는 우산이 있어 다소 도움을 받을 수도 줄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홀로 서야만 한다. 과거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하지 않으면 다른 기업과의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며 “새로 이사 왔으니 이제 새기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해 보자”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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