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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석 탄생100년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전
[헤럴드경제= 이영란 선임기자]“나는 이 세상에서 가난하고 외롭고 높고 쓸쓸하니 살아가도록 태어났다. 그리고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내 가슴은 너무도 많이 뜨거운 것으로 호젓한 것으로 사랑으로 슬픔으로 가득 찬다.”

시인 백석(1912~95)의 시 ‘흰 바람벽이 있어’의 한 귀절이다. 평안도 정주 출신의 백석(본명 백기행)은 시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이다.

백석의 문학에 관한 연구도 대단히 활발하다. 학위 논문만도 600여편이 넘고, 매년 수많은 연구논문들이 발표되고 있다. 그 뿐인가.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 등 많은 이들이 즐겨 애송하는 아름다운 시가 여러 편이다.

백석처럼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경우는 100여년 한국 근대문학사를 통틀어 흔치 않다고 문학평론가들은 평가한다. 


백석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10명의 화가들이 뭉쳤다. 이들은 대산문화재단과 통인옥션갤러리가 공동주최하는 문학그림전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전(6~18일)에 저마다 감명 깊에 읽은 백석의 시를 그림으로 옮겨 선보인다.

참여작가는 김덕기 김선두 박영근 서용선 오원배 이인 임만혁 전영근 최석운 황주리 등으로, 이들은 백석의 시를 오늘의 시점에서 새롭게 해석한 그림 3~4점씩을 출품한다.


한국화가 김선두는 백석의 시 ‘팔원(평북 영변의 지역명)’ 속 소녀를 그렸다. 진초록 저고리 차림에 손잔등이 밭고랑처럼 심하게 튼 소녀는 ‘이렇게 추운 아침에도 손이 꽁꽁 얼어 찬물에 걸레를 쳤을 것이다’란 백석의 싯귀처럼 애잔한 모습으로 표현됐다.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궂은 일을 도맡았던 이 땅의 소녀의 모습은 필시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화가의 그림을 보며 오늘 우리는 해방 전 영변 팔원면에서 살았던 한 소녀를 다시 만나게 된다.


서용선은 백석의 대표적인 시인 ‘남신의주유동박시봉방’을 테마로 두점의 그림을 그렸다. 또 ‘넘언집 범같은 노큰 마님’도 질박한 특유의 필치와 색채로 강렬하게 표현했다.

백석의 시 ‘흰 바람 벽이 있어’는 최석운, 황주리 작가가 각기 그림으로 형상화했다. 원래 한 작품을 한명의 화가가 그리기로 했으나 이 시는 두 화가가 워낙 좋아해 두점의 서로 다른 그림이 전시장에 내걸린다. 733-4867 사진제공=통인옥션갤러리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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