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기자] 지난 달 삼성이 구글 안드로이드와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 윈도 기반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공개한 가운데, 오는 5일(현지시간)에는 모토로라와 노키아가 각각 안드로이드와 윈도 운영체제 탑재 스마트폰을 한날 발표한다. 이처럼 선두격의 삼성전자가 두 운영체제의 스마트폰을 선보인 데 이어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따라붙는 형국이 됐다. 특히 운영체제 기업 구글ㆍMS와 제조사 삼성전자ㆍ노키아ㆍ모토로라의 ‘합종연횡’이 아이폰5 공개 일주일 앞두고 이뤄져 ‘反 애플 전선’이 시장을 선점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 외신에 따르면 지난 5월 구글에 인수된 모토로라는 ‘드로이드레이저HD’를 뉴욕에서 공개한다. ‘구글로라’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는 이 모토로라의 신작엔 쿼드코어 스냅드래곤 S4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베젤리스(테두리가 없는 형태)에, 대용량 배터리가 탑재되는 등 기술로 승부를 낼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독일 베를린 IFA에서 갤럭시 노트2와 아티브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노키아 역시 같은 날 자사의 사활이 걸린 윈도폰8 루미아폰을 선보인다. 노키아는 MS를 OS로 탑재한 휴대폰으로 윈도폰의 대표주자다. 최근 구글 진영 스마트폰이 애플과의 소송이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운영체제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원조 윈도폰 제조사인 노키아의 역할도 부각되고 있다. 로이터는 노키아의 루미아폰에 노키아와 마이크로소프트 모두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다소 뒤쳐졌던 두 제조사가 동시에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하면서 업계는 유일하게 운영체제(iOS)와 제조를 독자적으로 이끌어 온 애플이 경쟁자들과 동시에 맞붙는 비대칭적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달 안드로이드 기반의 갤럭시 노트2와 윈도폰8을 탑재한 아티브를 선보이며 反애플 대결구도의 포문을 연 만큼, 구글진영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애플의 특허공세에 맞서 구글 대리전을 적극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노키아의 실적 부진으로 침체됐던 MS는 이 기회를 이용해 영역 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LG, 소니 등 수위권 내 제조사들 또한 저마다의 전략 스마트폰을 쏟아내면서 애플을 고립하는 분위기까지 형성되고 있다. 

반면 이달 12일 아이폰5를 공개할 예정인 애플은 구글ㆍMS 연합군의 협공을 막아내기 쉽지 않을 것이란 평가다. 평소 스티브잡스가 ‘손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를 강조한 만큼 대세로 자리잡은 4인치 중후반 이상의 대화면 스마트폰이 출시될 가능성은 적기 때문. 현재 아이폰5 크기는 3.75인치를 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LTE 출시 여부도 아직 불투명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과거 IBM을 중심으로 한 PC업계에 밀려 쇠퇴했듯, 또 다시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립의 길을 걷게 된다면 3, 4년간 쌓아왔던 상승세가 한풀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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