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연 삼성미술관 플라토 부관장이 본 김수자
“김수자는 현미경과 망원경을 자유자재로 쓸 줄 아는 작가입니다. 세계 미술계에 작가는 많아도 그 같은 작가는 흔치 않죠. 이번 작업에서도 그 같은 역량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지난달 29일 서울 삼청로의 국제갤러리에서 개막된 김수자전 ‘To Breathe’(~10월 10일)를 관람한 안소연<사진> 삼성미술관 플라토 부관장은 작가를 이렇게 평했다.
안 부관장은 “서울에서 처음 공개된 신작 ‘실의 궤적-챕터 2’는 더욱 그랬습니다. 실이나 레이스는 현미경의 모티프가 돼 인생에 대한 은유적인 이야기를 섬세하게 담았더군요. 그 실을 인생과 삶, 죽음과 시간의 문제로 확장시켜 넓게 본 건 망원경적 접근이고요. 하나의 테마를 미시적으로도, 거시적으로도 동시에 풀어나갈 수 있다는 건 작업의 결을 풍부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괄목할 만한 거죠.”
그는 김수자를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꼽는 데에 주저하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김수자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흔치 않아 일반에겐 다소 낯설지만 세계 주요 미술관과 비엔날레 전시에선 늘 빠지지 않고 초대되는 작가라는 것. 엄청나게 방대한 프로젝트를 위해 세계 구석구석을 로케이션다니며 작업하는 그 노력과 투지에 감복받을 때가 많다고 했다.
해외에서 김수자를 특히 주목하는 것은 그의 작업이 명상적이면서도 흡인력이 있고, 보편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동시에 이국적 요소를 두루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는 안 부관장은 “바느질이라는 2차원을 뚫는 작업을 통해 김수자는 인간의 존재에 대해 질문하고 있어 관람자 누구에게나 절실하게 동화되곤 한다”고 평했다. 아울러 김수자가 그동안의 작업에서 나아가 보다 넓은 세계, 보다 궁극적인 세계로 작업의 외연을 넓혀가는 것 또한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영란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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