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천 스타일>(명진출판.2012) 머리말 중 일부이다. 저자는 제목부터 책 색감까지 화려하기 그지없는 책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실, 궁금하긴 하다. 최재천 교수는 책<통섭의 식탁>을 통해 지식은 통섭과 확장을 가능케 하는 만찬임을 알렸다. 이를 통해 자연과학과 인문학으로 한 걸음 내딛게 하는데 한 몫을 감당했다.
이번 책은 그가 내놓은 인문 감성에세이다. 평소 추구하던 지적생활의 ‘공감’과 삶을 통해 들여다보는 학문의 세계는 남다르다. 최근 들어 과학의 대중화라는 명목 아래 과학 교양서가 봇물 터지듯 출간되고 있다. 이 현상에 대해 저자의 생각은 다음과 같았다.
“과학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과학지식을 알기 쉽게 전달해야 한다는 것이 제일의 임무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중을 기만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독자들이니 전문가로서 결론을 내려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엄청난 오만이다. 발견된 사실을 독자들에게 쉽게 그러나 자세히 모두 알려주고 함께 생각하게 하는 것이 과학의 대중화를 진정으로 꾀하는 길이다.” -187쪽
최재천 교수가 제시하는 52가지 공감키워드를 따라가다 보면 그가 평소 ‘알면 사랑한다.’라는 말을 좌우명처럼 여긴다는 것을 글 속에서 느끼게 된다. 그가 좋아하는 생명 사랑, 책과 글에 대한 열망, 다름을 인정하고 경계를 넘어서서 세상을 보는 열린 태도 등을 접하는 시간이다.
특히 생명에 관한 생각은 한 치의 양보가 없다. 그동안 우리가 바라보던 자연은 한쪽으로만 치우쳐졌음을 지적한다. ‘약육강식’에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만 생각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정된 자원을 놓고 경쟁은 불가피하지만 무작정 대놓고 남을 거꾸러뜨리는 것만이 경쟁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라 말하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이어간다.
“이 지구에서 무게로 볼 때 가장 성공한 생물 집단은 바로 식물들이다. 그중에서도 꽃을 피우는 식물인 현화식물이다. 그렇다면 숫자로 가장 성공한 생물 집단은 무엇일까? 두말할 나위도 없이 곤충이다. 이 두 생물 집단은 ‘너 죽고 나 살자’ 식으로 물어뜯어서 성공한 것이 아니다. 꽃가루받이를 통해 서로 손을 잡았기 때문에 화려하게 성공한 것이다.”-56쪽
이 책을 읽다보면 공생이 경쟁을 이기는 가장 현명한 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최재천 스타일>을 통해 그가 말하려고 하는 바가 ‘우리가 생태계의 일원이라는 걸 행복하게 여기고 함께 사는 길을 찾아야 한다’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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