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부터 봄, 여름에 이르기까지 세 개의 계절을 나면서 전하는 음악 산책이다. 책에 따르면 저자는 유럽 공연장 순례를 통해 극장은 과거와 현재가 만나는 곳이자 전통화 혁신이 교차하는 공간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은 껍데기에 연연해하며 멋진 공연장을 지어놓고도 내실을 채우지 못하는 우리 문화계를 돌아보게 한다. 조금은 작은 규모에서 출발하더라도 알차게 내실을 채울 수 있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말하며 첫 번째 공연장을 찾는다.
‘시민의 손으로 세운 최고의 음악당’ 바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콘세르트허바우’ 공연장이다. 인구 1,600만여 명인 소국 네덜란드에서 이곳을 후원하는 이가 무려 1만3,000여명에 이른다. 자금부족으로 한때 전기설비조차 없어 가스등을 썼지만 시민 모금운동으로 창립 100주년을 훌쩍 넘기며 살아남을 수 있었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음악사랑은 한 지휘자의 말로 대변된다.
“이 음악당은 오케스트라의 가장 뛰어난 악기다.” - 본문 중
책을 따라 음악지도 위를 걷다보면 제네바와 런던에서 과거와 미래를 넘나드는 경험을 할 수 있다. 파리에서 쇼팽을, 오스트리아 빈에서 모차르트와 베토벤을 조우 할 때 어느 새 과거 그들과 함께 숨 쉬는 경험을 할 것이다.
저자는 예술가들의 휴식처 베네치아를 거쳐, 음악가들의 바티칸 성당이라 불리는 빈의 ‘무지크페라인’에 도착한다. 어느새 해를 지나 여름에 이른 여정이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낯선 음악가와 지명들을 이야기와 버무려 맛깔스럽게 탄생시킨 데 있다.
<365일 유럽 클래식 기행>은 음악에 흠뻑 취하는 시간을 선사한다. 다만 음악에 문외한 사람이라면 약간의 끈기가 필요할 수도 있다. 그 시간을 넘는다면 분명 많은 간접 경험을 제공 받을 수 있는 서적이다.
[북데일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