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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의 건축 거장 안도 다다오..."늘 도전하고 스스로 깨뜨려라"

  • 기사입력 2012-08-30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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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중국에도 일본에도 없는 독특한 감성은 한국의 강점입니다. 저에게 이조 가구와 백자, 종묘는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야말로 파격의 미학으로 다가왔습니다.”

프로 복서 출신으로, 독학으로 건축에 입문해 ‘건축의 노벨상’으로 꼽히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하면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일본의 세계적 건축가 안도 타다오 도쿄대 건축학과 교수. 그가 다음 달 한국을 찾는다. 그는 헤럴드경제, 코리아헤럴드를 펴내는 ㈜헤럴드가 오는 9월 20∼2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펼치는 ‘Re-imagine! 헤럴드 디자인포럼 2012’에 ‘예술멘토’로 참여하기 위해 내한한다.


그는 내한에 앞서 헤럴드와 가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서두부터 파격의 미학을 언급하며 한국의 미(美)에 대한 느낌부터 늘어놓았다.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건축가가 아닌, 그래서 인생 자체가 파격이었던 그가 한국의 미(美)를 파격이라 평한 것은 오묘한 느낌을 낳는다. 기존 질서로부터의 균열을 통해 창조적인 새로운 미학세계를 개척해나가고 있는 그의 삶을 반영하는 듯했다.

안도 다다오 교수는 처음 건축에 흥미를 느낀 계기에 대한 질문에 ‘기하학’과 ‘목수’라는 말로 요약해 답했다. “중학생 때 정열적인 수학 선생님을 만나 ‘기하학’의 재미를 알게 되었는데, 그 무렵 우리 가족이 살던 연립주택의 증축을 맡은 젊은 ‘목수’를 도우면서 건축의 재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건축에 기하학적 아름다움을 가미한 그의 건축세계가 탄생한 계기였던 셈이다.

하지만 그가 처음부터 건축가였던 건 아니다. 그는 애초 프로 복서의 길을 걸었다. 일본 오사카 서민지역에서 태어나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다다오는 가정형편 때문에 대학 진학 대신 프로복서가 됐다. 전적은 23전13승3패7무. “어떻게 복서로 뛰다가 건축으로 옮겨갔느냐고요? 그 질문을 가장 많이 받습니다. 권투경기를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어느 날 헌책방에 놓인 르 코르뷔제(스위스 건축가)의 작품집을 보게 됐죠. 전율이 일었고, 그날로 ‘건축의 길을 걷겠다.’라고 결심했습니다.” 이어 다다오는 그러면서 “17살 때 복싱을 하면서 긴장감을 느끼고 사는 법을 배웠는데 그것이 평생의 자양분이 됐다. 복싱이나 건축이나 항상 긴장감을 지녀야 하는 건 마찬가지다. 긴장을 풀면 그 순간 무너진다.”라고 들려줬다.

안도 교수는 본격적으로 건축에 뜻을 두게 되면서 세계를 보고, 세계를 알아가는 데 무게를 뒀다. 1962년부터 8년간 일본과 유럽, 미국과 아프리카를 누비며 무수히 많은 건축물과 공간 등을 직접 체험했다. 사실상 독학으로 건축을 마스터했다. 일본 일주 여행을 통해 일본 근대건축의 거장 ‘단게겐조’를 만났고, 시베리아 철도를 타고 홀로 유럽 여행을 하기도 했다. 이후, 사무소를 설립. 도미시마 저택을 매입해 아틀리에로 사용하면서 증축을 거듭했다. 30㎡(10평)짜리 작은 주택을 짓는 일로 시작해 오늘날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안도 다다오표 건축’의 아성을 구축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안도 교수는 건축을 곧 지적 체력이라 평했다. 그리고 이런 지적 체력이 점차 각박해져 가는 사회의 탈출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전 세계인구는 현재 73억명, 머지않아 100억명이 될 것입니다. 자원, 에너지, 식량 부족 문제는 점차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각박한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적 체력을 키워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 국가들이 상생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 중국, 베트남 등이 맹렬한 기세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성장 속도가 둔화되면서 조용하고 정적인 나라가 되어가고 있다”며 “앞으로 아시아 각국이 자신의 역할을 생각하며 서로 힘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건축에 대한 안도의 철학도 이런 사고의 연장선에 있다. 그는 “루 코르뷔지에의 롱샴 교회를 방문했을 때, 건축은 ‘모이는’ 장소임을 깨달았다”며 이후 젊은 시절 만들어 둔 지적 체력을 바탕으로 ‘모이는’ 장소로서의 건축에 임해 왔다”고 털어놨다. 실제 오사카의 ‘빛의 교회’, 홋카이도의 ‘물의 교회’는 모이는 장소로서의 교회를 지향하고 있다.

아울러 안도 교수의 건축은 햇빛, 물, 바람 같은 자연의 요소를 건축물에 그대로 끌어들이면서, 최고의 단순미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그의 공간에 영성이 흐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또 콘크리트 외벽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공법을 즐겨 쓰는데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콘크리트)로 누구도 만들지 못하는 아름다움을 창조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도쿄의 쓰레기산을 울창한 나무 숲으로 바꾸는 작업이라든가, 도심 전신주를 땅에 묻는 공공 프로젝트, 철도길 주변에 식물을 심어 녹화(綠化)하는 프로젝트 등 ‘지속가능한 미래 지구’를 위한 환경운동에도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자연과 예술이 하나 된 환경 만들기가 모토다. 한국에서는 제주 섭지코지의 휘닉스아일랜드리조트 내 글라스하우스와 명상센터를 디자인했다. 건축물이 자연과 어우러지도록 하면서 그 속에 들어간 사람들이 편안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안도 교수는 인터뷰 마지막으로 젋은 건축가들에 대한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안도는 창조적인 디자인과 건축세계를 개척해나가기 위해선 기존 질서에 대해 끝없이 의심하고 깨뜨리는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젊은 건축가들은 ‘직장인 근성’이 생기면 그걸로 끝이다. 고인 물이 되게 된다. 남과 다른 것을 내놓기 위해 늘 도전하고 스스로를 깨뜨려야 미래가 있다”고 조언했다.

sun@heraldcorp.com

프로복서에서 세계 거장 건축가로 거듭난 안도타다오는 본지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한국은 중국에도 일본에도 없는 독특한 감성을 지니고 있어 파격의 미학을 선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점차 삭막해져 가는 사회에서 건축과 같은 지적 체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그래서 그의 건축은 인간과의 교감을 중시하는 ‘모이는 장소’로서의 건축을 추구한다고 털어놨다. 사진은 안도타다오와 그가 제주도 휘닉스아일랜드에 디자인한 글라스하우스와 지니어스로사이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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