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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효린 ‘셀러브리티 vs 배우, 선을 그어야 하나요?’(인터뷰)
데뷔 초 ‘명품코’라는 수식어로 대중들에게 이름을 알린 민효린은 인형처럼 완벽한 비주얼로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다수의 드라마와 CF, 스크린을 통해 대중들과 만났다. 하지만 늘 다방면에서 고루 활동하는 그에 대한 대중들의 이미지는 ‘배우’라기 보다는 ‘스타’에 가까웠다. 그런 그가 흥행작 ‘써니’(2011)에 이어 400만 관객을 돌파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2012)를 만나며 배우로서의 진가를 발휘했다.

최근 본지와 만난 민효린은 영화를 마친 후 바쁜 스케줄과 홍보활동, 다수의 화보촬영으로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행복한 미소가 얼굴 가득 번져 있었다. 그에게 흥행에 대한 예상을 했냐고 물으니 “개봉 전 시사회 때 일반 관객들이 많이 좋아하셨다. 아무래도 가족이 볼 좋은 영화인 것 같다”며 “무대 인사를 갈 때마다 연령층이 다양해서 행복했다”고 웃어 보였다.

올해 그는 유독 남자 복이 많았다. ‘500만불의 사나이’부터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까지 작품을 통해 홍일점으로 활약한 그는 또래 친구들이 가득했던 ‘써니’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500만불’이나 ‘바람사’나 둘 다 좋았어요. ‘써니’를 할 때는 친구들이랑 있어서, 고민거리나 현주소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좋았죠. 그리고 현재 두 작품에서는 워낙 선배님들이시니까 잘 이끌어주시고, 제 고민도 많이 들어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또 고창석 선배님이나 신정근 선배님이 너무 재미있어서 촬영장 가는 게 참 즐거웠어요. 단지 단점이 있었다면, ‘500만불’이나 ‘바람사’나 촬영할 때가 겨울이라 너무 추웠다는 거죠.”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민효린은 온 몸에 쫙 달라붙는 해녀복을 입고 등장한다. 특히 그의 완벽한 몸매는 실제로 남성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물에 대한 공포심이 가득한 그에게 몸매관리보다 힘들었던 건 다름 아닌 입수였다.

“원래 물에 대한 트라우마가 굉장했거든요. 어렸을 때 빠져서 위험했던 적이 두 번 정도 있어서요. 물 속에서 숨을 들이마시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강사님이 잘 알려주셔서 나중에는 적응했지만요.(웃음) 몸매 관리요? 평상시에 군것질을 잘 안하는 편이라서요. 하루에 한 끼 정도 잘 먹고 조금씩 먹었어요. 기간을 짧게 짧게 두고 관리하는 편이에요.”

그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통해 호흡을 맞춘 차태현에 대한 애정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너무 좋은 선배라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하는 그의 모습이 단순한 인사치레가 아닌 진심이었음이 느껴졌다. 사실 극 중 두 사람의 러브라인은 로맨스와는 조금 멀게, 풋풋하게만 그려진다.

“그래도 ‘커플’이 아닌 파트너로 나와서 재미가 배가된 것 같아요. 만약에 두 사람이 연결이 됐다면, 안 웃겼을지도 몰라요. 저는 ‘바람사’가 시즌2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웃음) 차태현 선배님을 요즘 이상형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가정적이시고 따뜻하시기 때문이에요. 저도 25살 이전에는 마초같은 남자가 좋았는데, 이제는 여자를 외롭게 하는 남자가 싫더라고요. 저와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주고, 챙겨주는 사람이 좋아요.”

인터뷰 내내 밝은 모습을 보인 그이지만, 사실 ‘써니’이후 누구보다 마음 고생이 심했다고 했다. 영화가 천만 관객을 넘어서며 흥행하자 그는 대중들에게 지금까지와는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한 마디로 1등이 되고 싶었다. 이 같은 그의 조급한 마음은 큰 스트레스가 되어 다가왔다.

“‘써니’ 이후로 뭔가 자꾸 위로 올라가기만을 바랬던 것 같아요. 일등을 위해 달려가는 제 모습을 봤어요. 일을 즐기지 못했죠. 하지만 ‘500만’과 ‘바람사’를 만나게 되고 선배님들과 있다 보니까 조급한 마음이 없어지더라고요. 좋은 기운을 많이 받았나 봐요.”

그는 진지한 눈빛으로 말을 이어갔다.

“사실 저는 셀러브리티와 배우 중 정확히 원하는 게 무엇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사실 다 다른 개성이 있는 거잖아요. 그럼 연기만 해야 배우인 걸까요? 저는 엄정화 선배님을 보면서 굉장히 많은 걸 느껴요. 연기면 연기 무대면 무대 완벽하시잖아요.”

사실 그는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배우다. 연기 외에도 도전을 즐기는 그는 자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늘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는 신중한 타입이다.

“저는 대중들이랑 소통하고 싶어요. 그래서 더 다방면을 통해 얼굴을 드러내는 거고요. 제가 지금 보여드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 화보 촬영을 자주 하는 편인데, 사실 제가 뷰티 모델로 데뷔했는데 그 쪽 일에 아예 손을 떼고 싶진 않거든요. 한 번은 스타와 배우는 떨어진 말이 아니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어요. 저는 그 기사가 너무 와닿더라고요.”

셀러브리티와 배우, 두 자질을 다 갖춘 민효린에게 “강렬한 작품을 하면 배우로서의 입지가 더 굳어지지 않겠냐”고 물었다. 곰곰이 생각하더니 “이유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며 웃어 보였다.

“그냥 흔한 여주인공은 하고 싶지 않아요. 남자 배우들의 마음을 흔드는 그런 역할 말이죠. 분량 역시 제게 중요치 않아요. ‘바람사’에서 제 분량이 많았던 건 아니잖아요.(웃음) 제가 잊지 못하는 작품 중 하나가 ‘트리플’인데, 그 캐릭터가 제 실제 모습과 가장 비슷하거든요. 대중들이 ‘이 캐릭터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제가 오다기리 죠를 좋아하는 이유 역시 그거에요. 이유 없는 역할을 절대 하지 않거든요.”

한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자신의 소신대로 다양하게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배우 민효린. 늘 초심을 잃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팔방미인’이 선보일 새로운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양지원 이슈팀기자/ jwon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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