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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재소녀 리디아 고 “프로전향은 대학진학 후에”
아마신분으로 LPGA 우승했지만
일단 수업에 전념후 프로 계획

미셸 위는 16세때 프로무대 데뷔
두 천재 골프선수 행보 엇갈려


‘두 천재 소녀골퍼’의 선택, 어떤 것이 옳을까.

15세의 나이로 미 LPGA투어 최연소 우승기록을 세운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한국명 고보경)이 세계 골프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미 올초 호주 여자프로대회를 제패하며 남녀 통틀어 최연소 우승을 했던 리디아 고지만,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모인 LPGA투어 마저 우승한 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리디아 고가 9세 때부터 주니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데다 11세때 타이틀을 따내는 등 천재골퍼의 자질을 보여왔기 때문에, 수년 전 먼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재미교포 미셸 위(23)와 비교가 되고 있다. 미셸위는 만 16세를 앞두고 프로전향을 했지만, 리디아 고는 대학진학을 한 뒤에 프로전향을 고려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과연 어떤 선택이 올바른 것일까.

미셸 위 역시 12세때 우승을 맛봤고, 14세때 US아마퍼블릭링크스 우승을 하면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미셸위는 이런 상품성을 바탕으로 소니와 나이키로부터 거액의 계약을 맺으며 여자스포츠 최고의 인기스타가 됐다. 문제는 그 다음.

미셸위는 프로 데뷔를 위한 준비를 본격적으로 하기보다는 화제를 모으는 이벤트에 주력했다. 당시 미셸위는 남자 대회에 초청출전해 컷통과에 도전하는 것으로 천재성을 소비했다. 스폰서의 요청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1타 차이로 컷 통과에 실패한 적이 있었을 만큼 분명 재능이 뛰어났지만, “남자대회 컷을 통과했다 치자. 그게 여자선수에게 무슨 의미를 주는가”라는 비판적인 시선을 받아야했다.

초청대회에서 우승해 Q스쿨을 거치지 않고 투어시드를 따겠다는 계획은 세웠던 미셸위는 2005년 만 16세 생일을 앞두고 프로로 전향했다. 그러나 우승은 요원했고, 결국 2008년 Q스쿨에 도전해 시드를 따냈다. 첫 우승은 2009년 말에야 거둘 수 있었다. 주목을 받기 시작한 지 거의 10년 만이었다. 만약 미셸위가 일찌감치 Q스쿨을 준비했다면 어땠을까? 알렉시스 톰슨처럼 초청대회에서 우승하고 특별조항으로 18세 이전에 LPGA투어에 입회하는 것도 가능했을지 모른다.

리디아 고는 15세의 나이에 LPGA투어를 제패했다는 점에서 미셸위와 다르다. 아직 거액의 스폰서가 붙지도 않았고, 남자대회 컷통과를 목표로 할 것 같지도 않다. 리디아 고는 현재 타이거 우즈와 미셸 위가 졸업한 스탠퍼드대학에 진학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프로전향은 그 이후에 해도 늦지않다는 것. 꾸준히 훈련을 하고, 체격조건도 더 좋아진 뒤 20대의 나이에 프로에 뛰어든다면 곧바로 톱클래스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냉정한 판단으로 보인다.

스타덤에 올랐을 때 비상을 꿈꿀 것인가, 계단을 밟고 천천히 스타덤에 오를 것인가. 두 천재소녀의 다른 행보를 지켜볼 만하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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