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게 결이 파인 둥근 조각 위에 작은 새가 사뿐히 앉았다. 새의 등에는 마치 어린 아이의 손같은 형상이 얹혀져 있다. 흙장난을 하다 다치기라도 한 걸까. 선홍빛 유약이 눈을 파고든다.
이 작은 조각은 젊은 작가 정지혜(31)가 흙으로 빚어 구운 작품이다. 정지혜는 지나간 삶의 순간을 자연에 대입해 표현한다. 도예 특유의 유려한 곡선이 두드러지는 작품은 자연의 선과 꼭 닮았다. 유년시절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형상화한작품에선 작가의 맑고 순정한 내면이 읽혀진다.
정지혜의 작품은 아트데이가 주최하는 젊은 작가 온·오프라인 전시인 ‘The Rising Artist Project’(31일까지)에서 만나볼 수 있다. www.artday.co.kr (02)3210-2255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솟대를 연상케 하는 정지혜의 세라믹 조각 ‘유년의 정원’. 26×13.5㎝. [사진제공=아트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