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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래양식의 보고(寶庫), 바다에 쟁기를 들다-(上)>친환경 新양식기술로 ‘청색혁명’ 시대 연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피터 드러커는 21세기에는 인터넷보다는 수산양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유망하다고 했다. 앨빈 토플러는 수산양식 등 해양산업이 정보화시대 4대 산업의 하나라고 예측했고, 윌리엄 하랄은 2018년이 되면 수산양식이 주력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세계 석학이나 미래 학자들이 양식을 선두 산업으로 꼽은 이유는 향후 식량문제 해결의 열쇠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양식 수산물의 사료효율(사료 헙취량과 증체량에 대한 비율)이 월등히 높기도 하지만, 육상 가축으로 거대한 인구 증가에 따른 단백질 공급을 유지하는 것은 거의 한계점에 달했기 때문이다. 이대로 가다간 환경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위기감으로 작용하고 있다.

▶新양식기술로 이루는 ‘청색 혁명’= ‘수산물=건강’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세계의 수산물 소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세계 어업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세계의 어획량이 감소하고, 어업에서 제공할 수 있는 바다 식량도 점증하는 요구를 채워줄 수 없는 상황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양식은 이미 전세계 총 수산 식량의 3분의 1을 제공하고 있지만 미래의 대안 식량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이른바 ‘청색혁명’이라 불리는 신기술의 개발ㆍ도입이 시급한 상황이다. 


전세계적으로 기존 양식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양식방법을 개발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주목을 받는 기술은 바이오플록(Biofloc, 미생물총 기술)으로 슬러지(침전물) 제거 없이 사육수(水)를 교환하지 않고 암모니아를 제거하는 신개념 녹색 기술양식이다. 타가영양(유기탄소와 암모니아를 에너지원으로 세균단백질을 합성) 미생물을 활성화시켜 암모니아성 질소를 제거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순환여과 방식과 큰 차이가 있다. 또 사육수 교환 없이도 수질 정화가 가능해 환경오염이 없고 항생제ㆍ약품 사용이 불필요하며 바이러스 질병의 원천 차단도 가능하다. 현재 미국 등에서 바이오플록을 이용한 유전학적 새우 우량종 개발이 진행되고 있고 우리나라는 파일럿(시험) 규모로 지난 2003년부터 기술 개발에 들어가 이를 이용한 민간 양식장을 지원하고 있다.

친환경 양식기술인 다영양입체양식(IMTA)도 공식도입을 기다리고 있다. IMTA는 먹이사슬을 활용해 물고기가 사료를 먹고 배출한 배설물 때문에 발생하는 오염을 방지하고 줄이는 친환경 양식기술이다. 물고기가 사료를 먹고 배출한 배설물과 남은 사료 찌꺼기 가운데 유기물은 해삼의 먹이가 되고, 분해된 용존 무기물은 해조류의 먹이가 되는 방식이다. 오는 2013년 개발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 기술이 보급되면 우리나라도 수산양식기술 선진국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함과 동시에 국제기술특허출원으로 기술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심 속 ‘빌딩 양식장’도 등장=양식은 과학기술의 힘으로 공간적 한계를 벗어나고 있다. 도심 속 빌딩에서 양식을 할 수 있는가 하면 드넓은 외해에서도 양식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현재 서울 도심에 세계 최초로 13층짜리 ‘빌딩 양식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오염과 비싼 운송비 등 현행 바다양식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산업 발전에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상 1~3층에는 홍보관과 함께 양식한 생선을 살 수 있는 판매점, 회를 즐길 수 있는 레스토랑 등을 배치해 일종의 ‘아쿠아 테마파크’로 개발할 계획이다. 대도시는 취수원인 해안과 멀리 떨어져 있어 빌딩 양식장이 제 기능을 하려면 한 번 공급된 해수가 깨끗한 수질을 오래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여기에 바이오플록 기술이 도입된다.

국내 수산물 수출은 2007년 12억달러에서 2011년 23억달러로 증가하는 등 5년만에 2배 이상 확대됐다. 이에 정부는 우선 양식 생산 관련 규제를 철폐하고 있다. 아울러 어업인들이 양식 품목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도록 하고 어장의 시설 비율이나 규모의 한계도 확대했다. 또 어가가 기술 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앞으로 진입과 퇴출도 원활하게 할 방침이다. 어업 인구의 감소와 고령화로 유휴 상태로 방치된 어장을 회수해 양식 계통 학교를 졸업하거나 어업인 후계자 등 신규 진입 희망자에게 넘기도록 할 예정이다. 오정규 농식품부 차관은 “수산양식은 우리나라에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친환경 수산양식을 선도하는 대한민국이 될 수 있도록 정부로서 최선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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