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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꼴찌는 감독 탓?…한대화감독 전격 경질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한대화(52)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한화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구단은 27일 한대화 감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시즌 내내 수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이는 경기가 많았고,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는 했다. 결국 한대화 감독은 2009년 9월 사령탑을 맡은 이후 만 3년을 채우지 못하고 하차하게 됐다. 계약기간은 올해 말까지였다. 대전 출신에, 현역 시절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강타자로 명성을 떨쳤지만, 감독으로서의 첫 도전은 실패로 끝났다.

성적 부진으로 감독이 해임되는 경우는 프로스포츠에서 흔한 일이다. 선수단 운영에 전권을 쥔 감독이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가 가장 많기도 하지만, 갑(甲)인 구단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을(乙)이 지도자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화의 감독 경질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2010년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는 지난해 후반기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공동 6위로 마감했다. 비록 4강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저력을 확인한 팬들은 열광했고 구단도 지갑을 열었다. 메이저리그 124승을 거둔 박찬호, 일본에 진출했던 김태균, FA 송신영을 잡아오며 올시즌 가을야구를 꿈꿨다. 여기서 불행이 시작됐다.

구단은 “이 전력이면 4강은 문제없지않느냐”며 의욕을 보였지만, 현장에서의 평가는 7,8위였다. 2군 훈련장도 만들지 않은데다, 신인 육성에도 나몰라라 했던 구단의 무모한 뚝심은 올시즌 예고된 비극을 초래했다. 다른 팀들은 팀 전력과 멤버들을 고려해 유망주들을 순차적으로 입대시키는 치밀한 전략을 구사한 반면, 한화는 쓸 수 있을때까지 쓰다가 단체 입대하는 일을 맞았다. 마땅한 훈련장도 없으니 신예 선수들을 뽑아 육성시켜 1군에 올리는 일 따위는 다른 나라 얘기였다. 수 년간 쓰지도 못할 외국인 선수를 뽑아온 것도 치명타였다. 주전중 상당수는 트레이드해온 이적선수다. 국내 최고의 좌완이라는 류현진이 10승을 하기 힘든 라인업이 한화였다.

물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한대화 감독에게 책임이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제대로 된 재료도, 요리를 할 공간도, 좋은 요리를 만들 시간도 주지않고 화려한 만찬을 기대한 식당 주인이 요리사만 해고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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