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아프리카를 제대로 알리고자 노력하는 책이 있다. 기획재정부 소속 공무원으로 아프리카개발은행에 파견근무를 하는 저자가 4년 동안 살면서 아프리카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그곳에서 쓴 <백인의 눈으로 아프리카를 말하지 말라>(2012. 미래를소유한사람들)가 그것이다. 저자는 아프리카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없다는 사실에 아프리카의 역사, 일반상식, 경제, 자원, 종교 등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한 마디로, 아프리카의 모든 것에 대해 말한다.
책은 무척 친절하게 아프리카를 말한다. 그러니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아프리카의 시작으로 강대국에 의해 자원을 약탈당하고 식민지였던 시대를 지나 독립과 수많은 분쟁과 현재의 상황까지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아프리카를 점령한 영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여러 나라의 교활함과 독립 후 정치, 경제적으로 혼란한 시대를 이용하는 독재자들을 만날 수 있다.
대량의 자원을 갖고 있음에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은 정말 안타깝고, 과거 지배를 당했던 시절을 고스란히 답습하는 지도자의 실체는 참으로 경악스러웠다. 언론을 통해 알고 있었던 부분이지만 배경을 알고 나니 종교의 갈등이나 내전이 왜 일어나는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약자로 설움을 겪었으면 그 설움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약자가 강자의 위치에 올랐다고 해서 약자의 설움을 까맣게 잊고 강자의 횡포를 휘두른다면 그것은 역사의 진보가 아니라 역사의 비극이다.’ p. 161
시대가 바뀌며 아프리카도 새롭게 변화할 것이다. 그러나 그 주체는 아프리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저자의 말처럼 역사의 진보와 비극을 결정짓는 건 그들의 몫이므로. 아프리카의 미래를 빛낼 주역이 많이 등장할 거란 저자의 믿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아프리카를 향한 저자의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철저한 정보 수집과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이 곳곳에 담겨 있다. 아프리카에 대해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쓴 책이라는 걸 알지만 여전히 아프리카는 멀다. 물론 한 권의 책으로 아프리카를 알려는 건 욕심일 것이다. 그래도 이 책을 만나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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