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도윤 대표의 새로운 꿈
“일반적인 경영자와 예술 경영자는 다른 것 같아요. 문화산업을 하는 건 어렵더라고요.”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설도윤 대표는 아직도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그는 “2015년까지 연매출 500억원, 순이익 70억원의 우량회사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많은 자본금을 가지고 직접 창작하고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에 사무실을 다시 여는 것도 꿈이다. 국내시장을 넘어 뮤지컬의 본고장 미국에서 현지 제작사와 함께 일하며 오리지널 프로듀서로서 작품을 제작하고 우리 작품을 브로드웨이에 올리는 것이다. 그가 생각하는 다른 발상의 한류다.
소소하게나마 일부 그런 꿈을 실현하기도 했다. 그는 2003년 영화 ‘물랭루즈’의 감독이자 연출가 바즈 루어만, 두 명의 현지 프로듀서와 함께 뮤지컬 ‘라보엠’의 공동 프로듀서로 데뷔했다. 이 작품으로 토니상 최우수 리바이벌상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설도윤 대표가 언제나 승승장구하며 성공 스토리만 써온 건 아니다. 작은 시장, 열악한 제작환경에서 항상 고생해야 했던 것이 뮤지컬 제작자로서 그동안의 삶이었다. 자본은 언제나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한 필수요소였지만 투자 받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고 뜻하지 않은 악재와 사고들은 늘 위험부담으로 안고 살아야 하는 인생이었다.
2003년 어렵사리 CJ엔터테인먼트로부터 20억원을 투자 받았던 뮤지컬 ‘캣츠’는 천재지변과 싸워야 했던, 우여곡절 많은 작품이다. 국내 최초로 대형 텐트극장인 ‘빅탑’을 이용해 지방 공연을 하고 있던 설앤컴퍼니는 태풍 ‘매미’가 공연장을 덮치는 바람에 70억원의 큰 피해를 봤다. 다시 빅탑 극장을 세우기 위해 텐트 재료를 호주에서 공수하고 여러 난관을 극복한 끝에 6주 만에 공연을 재개하며 관객과의 약속을 지킨 캣츠는 지방 공연을 포함해 현재까지 누적관객 100만명이 넘는 설앤컴퍼니의 대표적인 성공작이 됐다. 그러나 저작권 문제로 10여년간 여러 차례 송사를 겪어야 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