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투리 귀신(남상순 지음/창비)=중견 작가 남상순의 신작으로 이 땅에서 설 곳을 잃어가는 사투리를 주제로 우리 사회의 ‘편 가르기’ 세태와 ‘왕따 문제’ 등을 재치 있게 꼬집는 장편소설이다. 미술대학 진학의 꿈을 안고 상경한 주인공 연정이 사투리를 무시하고 우스갯거리로 만드는 세상에 긍정적인 태도와 태평함으로 맞서는 모습은 읽는 내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든다. 특히 동네의 빈집에 나타난다는 ‘사투리 귀신’의 사연을 알게 된 연정이, 동네 사람들을 설득해 빈집을 복지센터로 만들어 새 희망을 찾아가는 과정은 힘차고도 극적이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연대의 의미를 깨달아가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능란한 필치로 그려낸 작가의 필력이 돋보인다.
▶삼성 출신 CEO는 왜 강한가(조영환 지음/북오션)=삼성은 대한민국 대표기업에서 세계적 기업으로 우뚝 섰다. ‘인재경영’을 내세워온 기업답게 70여년 동안 삼성을 키워온 것은 사람이다. 삼성 출신 인사들, 특히 CEO들은 삼성에서 배워온 것들을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들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6년간 삼성의 인사ㆍ조직관리 분야에 몸담아 온 저자는 이들이 성실한 이미지, 조직력 체득, 조직관리 노하우, 충성심, 몰입도와 열정 등을 가지고 있어 다른 회사에서 선호하는 인재가 됐다고 분석했다. 또 삼성 특유의 강한 조직력과 채용시스템, 인재 관리가 삼성 출신 CEO들을 강하게 만드는 비결로 꼽았다.
▶천천히 깊게 읽는 즐거움(이토 우지다카 지음, 이수경 옮김/21세기 북스)=슬로 라이프, 슬로 푸드, 느리게 걷기. 빠르지 않은 삶은 ‘여유’와 함께 ‘힘’을 준다. 슬로 리딩, 천천히 읽기 역시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여유와 깨달을 수 있는 힘을 준다. 저자는 일본 고베 시 동쪽 한 작은마을의 나다 중고등학교에서 근무한 하시모토 다케시 선생과 그의 독특한 수업법을 소개한다. ‘에티’라고 불린 하시모토 선생은 교과서를 버리고 나카 간스케의 ‘은수저’란 작품 하나를 3년 동안 읽는 방식으로 수업을 진행했고 그의 제자들은 사회에 나가 일본 변호사협회 사무총장, 소설가, 도쿄대 총장, 일본 최고재판소 사무총장 등이 됐다. 취재를 통해 저자가 밝혀낸 것은 나다 중고가 도쿄대학 합격생 배출 1위란 사실뿐만 아니라 ‘빨리 읽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는 기적의 교실이 주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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