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덤덤한 나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시간이 정지된 듯하다. 박제된 세월이 이런 것일까? 대지에 뿌리를 내린 채 말없이 서 있는 나무 아래에 서면 우리는 옷깃을 여미게 된다. 가는 선으로 촘촘하게 표현된 버드나무는 판화가 김민호(32)의 작품이다. 김민호는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떠났던 여행에서 고목들을 만났고, 그 또렷했던 기억을 동판화로 새기고 있다. 나뭇가지들을 끌칼로 일일이 파내는 고된 작업을 통해 작가는 시간의 궤적을 드러낸다. 김민호의 작품은 헤럴드아트데이가 주최하는 젊은 작가 온ㆍ오프라인 전시인 ‘The Rising Artist Project’(31일까지)를 통해 만날 수 있다. www.artday.co.kr (02)3210-2255
이영란 선임기자/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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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의 동판화 ‘해미 버드나무2’. 87x60cm. 2009. [사진제공=아트데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