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미군 부대상징이 '욱일승천기?" 반전
[헤럴드경제=이슬기 인턴기자]욱일승천기를 상징으로 삼는 미군부대가 온라인상에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시작은 ‘분노의 클릭’이었지만, 그것은 이내 ‘통쾌한 댓글’로 치환됐다. 한순간에 누리꾼들을 웃기고 울린 주인공은 미 해군전투비행단 ‘VF-111 선 다우너즈(Sun Downers)’ 다.

지난 19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욱일승천기를 부대마크로 쓰는 미군’ 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미 항공모함 활주로에서 출격을 준비하는 전투기 수직꼬리날개에 욱일승천기가 선명히 새겨져 있다는 다소 경악할 만한 내용이었다. 심지어 이 부대는 대원들이 전투복에 착용하는 패치도 욱일승천기를 본 따 만들었다.

‘군국주의의 상징’이 전투기와 외국 군인들의 팔에 도배 된 모습을 본 누리꾼들을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충격은 그러나 허탈감으로 바뀌었다. 허탈감은 다시 통쾌함이 돌아왔다. 욱일승천기 마크에 숨겨진 반전이 드러나면서 부터다. 

작성자에 따르면 이 마크를 사용하는 미군 부대의 이름은 VF-111, 일명 ‘선 다우너즈’ 다. 이름부터 ‘태양을 침몰시키는 자들’이다. 게재된 사진을 자세히 보면 부대마크에 쓰인 태양은 모두 수평선에 걸친 모습이다. 일몰시에 수평선 아래로 가라앉는 해처럼 군국주의를 가라앉히겠다는 의미다. 이른바 ‘욱일추락기’다. 전투복 패치에서도 욱일승천기는 늘 반쪽이다. 한 패치에는 일장기를 닮은 태양에 폭탄을 투하하는 비행기의 모습이 노골적으로 그려지기도 했다.

실제로 미 해군전투비행단 선다우너즈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과의 전투를 위해 1942년 창단됐다. 선다우너즈는 1943년 4월부터 7월까지 과달카날 전투에서 55대의 일본군 항공기를 격추했고, 종전까지 100여대의 일본군 항공기를 추가 격추하며 활약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이들은 한국전쟁과 베트남전에도 참전해 전과를 거뒀으며, 20세기 주요 전장을 모두 누비며 활약했던 선다우너즈는 이후 다른 곳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1995년 해체됐다.

그러나 이 마크를 다시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선다우너즈가 지난 2006년 VFC-11 이라는 비행단으로 재창단 됐기 때문. VFC-111는 기동력이 뛰어난 F-5N/F 기종을 주력기로 사용하며 훈련 시 가상적기 역할을 도맡는다. VF-111을 전신으로 만들어졌기에 욱일추락 마크도 여전히 사용한다.

게시물을 본 누리꾼들은 ‘예상치 못한 통쾌함을 맛봤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이디 sesk******* 을 쓰는 한 누리꾼은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 기쁨과 통쾌함을 함께 느꼈다” 며 즐거워했다. 또 다른 누리꾼 ★Bi** 은 “그러고 보니 해가 떠 있는 것이 아니라 반쯤 잠겨있네요” 라며 숨겨진 의미에 놀랐다. “일본 침몰기 줄여서 ‘일몰기’(Lig*****)”, “심슨 같은 시리즈가 괜히 나오지 않는다. 역시 미국인들의 디스 센스는 세계최강(★가가부*)” 이라는 감탄조의 반응들도 있었다.

일본 제국주의와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동북아시아 국가에서는 게양이나 노출 자체가 금기시 되는 욱일승천기는 최근 런던올림픽 일본 체조국가대표팀의 유니폼 디자인에 사용되며 국민들의 ‘분노대상 1호’ 가 됐다. 최근 영국 출신의 세계적인 록밴드 킨(Keane)은 4집 ‘Strangeland’ 앨범 발매기념 월드투어를 진행하며 무대장식과 기념품 디자인에 욱일승천기 콘셉트를 차용해 우리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yesye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