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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도 · 호텔대신 ‘캠핑’ … ‘착한휴가’가 뜬다
푹푹 찌는 폭염에 불황까지…바캉스족 신풍속도

텐트판매 147.8%나 증가
가공 식품도 40%이상 신장
여름 휴가트렌드 ‘DIY’바람


중견기업에 다니는 김모(39) 차장은 지난 5일 새벽 강원도 홍천의 한 계곡에서 형언할 수 없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국 축구 올림픽 대표팀이 8강에서 ‘축구 종가’ 영국과 만난다는 소식에 응원을 위해 부랴부랴 지인들과 주말 캠핑에 나선 건 최고의 선택이었다. ‘승리의 새벽참’으로는 즉석ㆍ가공식품을 동원해 ‘창의력’을 발휘, ‘스팸채소볶음’이라는 이름의 술안주를 내놓았다. 한국 축구의 올림픽 첫 4강 진출을 자연 속에서 색다른 맛으로 즐긴다는 점에 더없이 즐거웠다. 김 차장은 “과거엔 삼겹살이 휴가철 대표 먹거리였지만 이젠 확 달라졌다”며 “캠핑족이 늘면서 곧바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을 활용한 ‘통조림 레시피’가 대유행”이라고 했다. 

여름휴가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호텔ㆍ콘도 예약의 번거로움과 경제적 부담을 느낀 바캉스족들은 아예 계곡ㆍ바다 등 어디든 자연과 함께 숨쉴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캠핑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국내 1위 대형마트인 이마트에 따르면 캠핑을 위한 야외용품을 찾는 고객들의 숫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텐트의 지난 7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무려 147.8%나 증가했다. 코펠ㆍ버너 등 야외용품의 매출 신장률도 177.1%에 달했다. 야외 어디서든 식사와 여가활동을 가능케 하는 다용도테이블의 7월 매출 신장률도 65.2%였다.

‘아웃도어 라이프’ 추세에 따라 먹거리에도 철저한 ‘DIY(Do It Yourselfㆍ자체 해결)’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엔 숙소에서 삼겹살ㆍ생선회 등으로 바캉스 분위기를 내거나 휴가철 바가지 요금에도 불구하고 외식을 했지만, 이젠 ‘자급자족형 퓨전 요리’가 각광을 받고 있다. 야외에서 빠른 시간 안에 음식을 만들어야 하는 특성상 통조림ㆍ포장 재료를 적절히 섞어 맛을 내는 메뉴가 캠핑족들 사이에서 급부상한 것이다.

이마트에선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된 7월 21~31일 열흘간 주요 가공식품류의 매출을 직전 열흘(7월 10~20일)과 비교한 결과, 평균 20~40%가량 신장한 걸로 나타났다.

즉석카레(신장률 41.4%), 튀김(48.3%), 조리용채소(25.0%), 냉장간편대용식(부대찌개 김치찌개 등ㆍ12.7%), 즉석밥(20.2%), 탄산음료(45.7%), 이온음료(64.7%) 등 캠핑에 없어서는 안 될 음식ㆍ재료가 많이 팔린 것이다.

즉석밥의 대명사인 CJ제일제당 ‘햇반’의 경우 올 8월 매출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 7~8월이 ‘햇반’ 의 성수기이지만, 올해엔 캠핑족의 증가로 지난해보다 크게 성장할 걸로 본다.

캠핑족들은 이런 것들을 한데 모아 요리하면 ‘참치호박된장찌개’ ‘꽁치콩나물김치찌개’ ‘골뱅이라면볶음’ 등의 퓨전 먹거리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불황으로 휴가비 쓰기도 만만치 않은 소비자들이 많은데 ‘캠핑 바람’ 덕분에 가공식품류 등의 판매가 늘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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