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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차원 소녀’ 金장미 … 20년만에 ‘금빛 총성’
본선서 591점 올림픽 신기록
강심장을 지닌 대표팀 막내
마지막 5발 10점대 모두 명중
中 천잉에 1점차 재역전 성공

“미장원서 머리깎고 싶어요”
4차원소녀다운 거침없는 인터뷰



“우승하고 나니 머리 깎고 싶어요.”사격대표팀의 막내이자 ‘4차원 소녀’로 불리는 김장미(20ㆍ부산시청)가 20년간 끊어졌던 한국 여자 사격의 금맥을 이었다.

김장미는 1일(한국시간) 런던 울리치 왕립포병대기지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사격 25m 권총 결선에서 201.4점을 쏴 본선 591점을 더해 792.4점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4월 올림픽 결선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런던 월드컵대회 결선에서 25m 권총 세계신기록(796.9점)을 세운 김장미는 올림픽 시작 전부터 유력한 금메달 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본선에서 591점을 쏘며 올림픽 신기록(590점ㆍ2000년 시드니올림픽 루나 타오)을 갈아치운 김장미는 결선에서도 그대로 기세를 이어나갔다. 마지막 다섯 발을 남기고 740.6점으로 2008 베이징올림픽 디펜딩챔피언 천잉(741.4)에 0.8점을 뒤지는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김장미는 마지막 다섯 발을 모두 10점대 과녁에 명중시켰다. 첫 발에서 10.1점, 두 번째에 10.4점을 쏜 김장미는 세 번째엔 만점인 10.9점을 꿰뚫었다. 반면 첫 번째와 두 번째에 10점대를 쏜 천잉은 세 번째 발에서 9.3점을 쏘며 주저앉았다. 대표팀 최고의 ‘강심장’으로 인정받는 김장미는 마지막까지 흔들리지 않고 두 차례 더 10점대를 쏴 천잉에 1점차로 재역전에 성공,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김장미는 거침없는 인터뷰 멘트로 ‘4차원 소녀’라는 애칭을 얻었다. 금메달 따고 뭘하고 싶냐는 말에 “회식하고 싶다. 영국 물가 비싸다지만 금메달 땄지 않느냐”고 말했고, CF 제의가 들어오면 어떻겠느냐는 질문에는 “어이구, CF요? 감사합니다~”라고 농담을 할 만큼 털털하다. 우승 첫 소감이 예약했던 미장원에 못가서 안타깝다며 머리를 깎고 싶다는 것이었을 정도.

김장미의 금메달은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여자 공기소총 여갑순 이후 20년 만이다. 또 권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갑순과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강초현까지 그동안 한국 여자 사격의 올림픽 메달은 모두 소총에서 나왔다. 이로써 김장미는 한국 선수단에 이번 대회 네 번째이자 사격에선 진종오(33·KT)에 이어 두 번째 금메달을 선사하며 ‘골든데이’를 열었다.

김장미는 2005년 초등학교 졸업을 앞두고 소총으로 사격에 입문했다. 덧니 때문에 소총 자세가 어그러지자 김장미는 권총으로 종목을 바꿨다. 권총을 잡은 지 2년 만에 2009년 유스 아시안게임 10m 공기권총에서 우승한 김장미는 이후 승승장구하며 자신의 첫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정진영 기자>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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