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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연, 신아람 눈물을 닦았다
포기모르는 불굴의 정신 무장
세계랭킹 1·2위 모두 꺾어
여자펜싱 사상 첫 금메달

랭킹 포인트 하나 없는 무명
노력이 빚은 金 ‘깜짝스타’로
“이렇게 이기다니…미쳤나봐요”



한국 검객의 칼이 마침내 런던의 가장 높은 곳을 찔렀다. 2012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에 출전한 김지연(24ㆍ익산시청)은 1일(한국시간) 결승에서 세계 랭킹 2위 소피아 벨리카야(러시아)를 15-9로 꺾고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여자 펜싱 사상 첫 금메달이자 남녀 통틀어 사브르 종목에서 처음 획득한 귀한 메달이다.

김지연은 준결승에서 세계 랭킹 1위이자 올림픽 2연패를 자랑하는 마리엘 자구니스(미국)을 만나 한때 6-12로 뒤지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김지연은 포기하지 않고 공격을 이어갔고 기적 같은 연속 포인트로 15-13 역전승을 거뒀다.

기세가 오른 김지연은 결승전 초반부터 벨리카야를 거세게 몰아붙였다. 경기 시작 4초 만에 포인트를 내줬지만 곧이어 13초 만에 4점을 연달아 뽑아냈다. 마침내 2세트 28초, 김지연의 칼이 상대 몸통을 정확히 찌르는 순간 점수판은 15점을 알렸고 금메달은 김지연의 차지가 됐다.

170㎝가 넘는 장신의 유럽 선수들 사이에서 165㎝에 불과한 김지연이 돋보일 수 있었던 건 특유의 빠른 발 덕분이었다. 수비에 치중하는 듯 싶다가 번개같이 파고드는 콩트라타크(역습)와 콩트르 파라드(막고 찌르기)에 세계 랭킹 1, 2위라도 눈을 뜨고 당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절대 포기하지 않는 악바리 근성도 상대를 숨막히게 한다. 김지연은 준결승에서 대역전승을 거둔 뒤 “그렇게 이기고 나니 ‘미쳤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웃었다.

2009년까지 세계 랭킹포인트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철저히 무명이던 김지연은 이날 금메달로 단숨에 ‘깜짝 스타’로 발돋움했다. 아울러 대회 초반부터 한국 펜싱 대표팀을 괴롭힌 오심도 멋지게 떨쳐냈다. 김지연은 “오심의 여지를 두지 않으려 더 악착같이 뛰었다”고 말했다.

<김우영 기자>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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