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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금융공사…노후연금상품 월지급금 마구 퍼줬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이하 주금공)가 어처구니 없는 노후상품 운용으로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었다. 주택가치 상승예상치를 턱없이 높게 잡은 데다, 재가입을 통해 월지급금을 더 받는 얌체 가입자들도 방치했다. 주금공의 손실을 결국 국민 세금인 정부지원으로 메워야 한다.

감사원이 31일 발표한 한국주택금융공사 기관운영감사결과 주금공은 주택가격이 연평균 3.3%로 상승할 것으로 일괄 산정해 월지급금을 지급했다. 그런데 이대로면 주택가격이 연 3.3%% 미만으로 오르거나 되레 하락할 경우 공사의 손실이 수입을 초과할 수 있다.

실제 감사원이 추정한 2007년 7월 이 상품 출시 이후 올 4월까지 주택가격상승률은 -1.6%에 불과했다. 감사원이 이 자료를 바탕으로 2011년말 가입자(8214명)를 대상으로 사업수지를 분석해보니 2040년에는 누적손실액이 469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연평균 상승률 3.3%를 적용했을 때 누적손실액 1689억원 보다 3008억원이나 많은 금액이다. 가입자가 증가하고 실제 주택가격 상승률이 예상치를 계속 미달한다면 손실액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당장 2040년에는 4086억원의 정부 출연금이 필요하다는 게 감사원의 예측이다.

‘얌체’ 가입자를 막을 수 있는 방법도 허술했다. 즉 주택가격이 연 3.3%이하로 오른 가입자들에게 월지급금을 낮출 수 없는 점을 악용하면, 주택가격이 3.3%이상 오른 가입자들은 기존 가입을 해지하고 동일 주택으로 재가입해 월지급금을 높일 수 있다. 즉 기준가 자체를 높여 실제 월지급금을 올리는 방식이다. 그런데 주금공은 이에대한 방지책이 전혀 없었다. 감사원 조사결과 3월말 현재 173명이 이 방법으로 40여억원(1인당 평균 2300만원)을 더 받아갔다.

한편 당초 중산층 내집마련이라는 취지에서 벗어나 부자들의 주택구입을 지원한 사실도 적발됐다. 주금공 모 지사에서는 분양가 9억원 이상 주택에게까지 일반중도금보증을 제공했다. 현행 내규 등은 사업장별로 집단으로 제공하는 일반중도금보증의 경우라도 9억원 이상 고가주택에 대해서는 보증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사에서 이를 어겨 765세대의 고가주택(분양가 9~17억원) 분양자들에게 1419억원을 보증을 제공했다는 게 감사원의 지적이다. 감사원은 주금공 사장에게 관련자들의 징계처분을 요청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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