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제주)=김영상 기자］“정치권에서 말하는 경제민주화의 뜻이 명확하지 않아서 무엇을 의미하는 지 모르겠다. 기존 법률로도 경제민주화는 충분히 성취할 수 있다고 본다.”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이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압박에 대한 침묵을 깼다.

허 회장은 26일 전경련제주포럼 기자단 만찬을 갖고 “정치권이 경제민주화라는 모호한 개념을 들고 나와서 무엇을 얘기하는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특히 ‘경제민주화 화두와 함께 전경련 해체론도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대중의 표심을 의식한) 인기 발언에 일일히 대꾸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허 회장이 경제민주화 등 현안에 직접 강한 발언을 한 것은 처음으로, 향후 전경련 스탠스가 경제민주화 대응 모드로 돌입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내놨다. 그는 “경제면에선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잘 알고 잘 했다고 생각하며 해외 나가 봐도 존경받는 대통령”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정부의 가격 정책과 관련해선 “내가 기업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비판하지만 대통령의 입장이었다면 나도 그러지 않았을까, 나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기업인으로서는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여러 가지 생각이 있을 수 있지만 대통령의 심중은 이해한다”고 했다.

허 회장은 차기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대한민국 경제를 살리고 대한민국을 레벨 업할 수 있는 후보가 적임자”라며 “아직 (후보들이)공식적으로 안나왔고 서로 비슷비슷해 판단하기 어려운데, 공식적으로 나오면 말하겠다”고 했다.

그는 “기업이 잘돼야 고용도 사는 거고 세금도 많이 내서 재정도 창출하고 국민들이 다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며 “그렇게 해주는 대통령이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허 회장은 일각의 전경련 해체론에 대해서는 “전경련이라고 해서 다 잘하는 건 아니다. 시대도 바뀌었고 비판 받을 건 받고 바꿔야 할 것은 바꿔야 한다고 본다”며 “언제든지 국민들에게 대기업들이 존경받아야 하는 데 존경받지 못하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부 기업들의 잘못으로 전부가 그런 부정적인 모습으로 비치는 게 안타깝고 그런 부분을 개선할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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