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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계란 맞을라… 법원은 청사 경비 강화 중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서울중앙지법 4번 법정 출입구.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열리는 법정으로 통하는 곳이다.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이곳을 찾았던 이상득(77) 전 새누리당 의원이 계란 세례를 받은 데 놀란 법원이 이후 청사 경비 강화에 나서고 있다.

김희중(44) 청와대 전 제1부속실장의 영장실질심사가 있었던 24일, 법원은 평소보다 삼엄한 경비를 펼치는 모습이 역력했다. 심사 전날부터 포토라인 설치를 위해 청사 곳곳을 점검한 법원은 심사 당일날 4번 출입구로 향하는 길목 곳곳에 차단봉을 설치해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했다. 평소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지나다닐 수 있는 곳이다. 서초경찰서 경력 1개 중대도 투입돼 법원 곳곳의 입구를 가로막았다. 게다가 법원 공익근무요원 20여 명까지 동원해 4번 출입구 주변을 물 샐 틈 없이 봉쇄했다. 결국 이날 김 전 실장에게 항의하러 법원을 찾은 20여 명의 저축은행 피해자들은 공익근무요원들에 가로막혔다.

법원이 경비를 강화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지난 10일 이 전 의원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과정에서 봉변을 당한 일이다. 이날 4번 출입구 앞은 이 전 의원에게 항의하러 온 20여 명의 저축은행 피해자들로 난리통을 이뤘다. 취재진과 피해자들이 뒤엉켜 혼란스러운 가운데 경비가 허술해지면서 이 전 의원에게 계란과 생수가 날아들었다. 당시 이 전 의원은 “어떻게 저런 사람들을 통제하지 못했나”라며 불만을 내비쳤다.

법원 측은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원인 중 하나로 기자들이 포토라인을 지키지 않은 것을 꼽고 있다. 한 법원 관계자는 “이상득 의원이 다른 쪽 출입구로 올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기자들이 포토라인을 무너뜨리고 이동한 탓에 피해자들과 기자들이 뒤섞이면서 사단이 났다”고 말했다.

결국 법원은 24일 사전 협의 없이 포토라인을 임의로 설치하고, 취재진들에게 ‘김 전 실장에게 다가서지 말라’며 취재를 제한하려 해 기자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서울고등법원 오용규 공보판사는 “저축은행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관계 주요 인사들이 법원을 찾는 일이 잦아질 것으로 보여 저축은행 피해자들의 항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지난번과 같은 일이 또 발생하면 취재 자체를 막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법원 입장”이라고 밝혔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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