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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웅진코웨이 M&A 대신 투자유치’, 윤석금 웅진 회장 행보는?
[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인수후보에도 없던 KTB사모펀드(KTB PE)가 웅진코웨이를 낚아챘다. 본입찰에 참가하지 않은 업체가 인수대상으로 선정된 것이다. 웅진그룹은 24일 KTB사모펀드와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웅진코웨이를 1조2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상비군도 아닌 선수를 국가대표에 발탁한 격'이라는 부정적 비유가 나온다.  

‘그룹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알짜기업까지 내놓았다’던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결단에 대한 찬사도 희석되고 있다. 매각작업을 주관한 골드만삭스에 대한 신뢰도 땅에 떨어졌다.

올해 M&A시장 최고의 매물로 꼽히던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GS리테일 MBK파트너스 등 인수후보 기업들은 닭 쫓다 지붕만 쳐다보는 꼴이 됐다.

이번 딜의 실상은 인수합병(M&A)이 아닌 투자유치. 신설법인의 지분은 웅진홀딩스가 40%, 사모펀드가 60%를 보유하는 구조다. 페이퍼컴퍼니에 지분 60%를 맡기고 9600억원을 조달하는 셈이다.

신설법인은 금융권에서 6000억원을 차입하고 KTB사모펀드가 3600억원을, 웅진홀딩스가 2400억원을 출자해 1조2000억원 규모로 설립된다. 경영권은 웅진그룹이 갖고, 4년 뒤 지분을 재매입할 수 있는 조건도 달았다.

KTB 투자증권이 25일 중앙부산저축은행 부실을 책임진다는 이행보증담보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함으로써 KTB사모펀드의 펀딩능력은 의심받지 않게 됐다.

웅진그룹은 어쨌든 경영권 확보와 자금유치라는 실리는 다 챙겼다.

일단 4년이란 시간도 벌었다. 4년 동안 건설경기와 태양광이 살아나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양 사업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계열사의 지원을 요구할 지도 모른다. 또 웅진코웨이도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졌다.

그래야만 KTB사모펀드와 투자원리금 보전이라는 약속을 지킬 수 있고 코웨이도 되살 수 있게 된다.

윤 회장으로서도 고민이 적지 않았다. 코웨이 매각 발표 당시 1조5000억원에 달하던 가격은 증시 침체의 영향으로 1조2000억원 수준을 줄어들었다. 게다가 건설과 태양광 업황은 최악의 상황에서 헤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아 그룹의 캐시카우를 잃을 경우 리스크는 더욱 높아졌다.

웅진홀딩스와 특수관계인이 가진 웅진코웨이 지분 30.9%를 넘기는 댓가로 웅진그룹에는 SPC 출자금 2400억원과 주식매각에 따른 세금을 떼고도 8600억원 가량이 유입될 전망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을 극동건설 인수에 따른 차입금 변제와 태양광사업의 손실을 해소하는데 쓸 방침이다.

이제 윤 회장에게 남겨진 유일한 과제는 웅진을 건실한 회사로 키워내는 것이다.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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