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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소년들의 욕설,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형성하는데 영향 미쳐
청소년들이 일상 속에 파고든 성(性)과 관련한 욕설이 각종 성범죄의 잠재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중앙대 국문과 양명희 교수는 “요즘 성범죄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데 ‘성기’를 뜻하는 단어가 욕설화 돼 함부로 쓰이는 현실을 보면 안타깝다”면서 “‘촌스럽다’거나 ‘정숙주의’라고 치부하기보다는 ‘말이 씨가 된다’는 언어 가치 교육이 제대로 이뤄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천의 한 중학교에서 국어교사인 A(38)씨도 학생들끼리 성기를 뜻하는 단어를 입버릇처럼 말하고 개XX 등의 욕설을 섞어가며 거리낌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에 대한 걱정이 깊어지고 있다. 그는 “단어의 속 뜻을 알려주고 지도를 하지만 비속어나 욕설을 섞어쓰는 것이 일종의 또래 문화처럼 자리잡아 쉽게 개선되지 않는게 문제”라며, “문제의식 없는 단어 사용이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까 두렵다”고 지적했다.

성과 관련한 청소년들의 욕설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지난해 14세~19세 사이의 청소년 15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욕설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8.6%’에 그쳤다. 청소년 사이에 ‘욕설의 일상화’가 어느정도 수준인지 드러낸다. 이런 욕설에는 상당수가 성과 관련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청소년들의 언어오염은 다양한 방식의 언어폭력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지난 2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설문조사 내용은 이를 방증한다. 최근 1년간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한 학생들의 피해 유형은 말로 하는 협박ㆍ욕설이 37.9%로 가장 많았다. 인터넷 채팅ㆍ이메일ㆍ휴대전화로 하는 욕설과 비방이 13.3%로 뒤를 이어 학교 폭력 피해의 50%이상이 ‘언어폭력’과 연관된 것으로 드러났다.

청소년들의 욕설이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신체폭력과 달리 이 같은 언어폭력에 대해서는 문제인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다. 양 교수는 “청소년들이 제대로 해소하고 있지 못하는 정서적 불안감이나 스트레스가 ‘거친 언어’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라면서 “때문에 이를 학생부 기록이나 벌점으로 해결하려는 대응은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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