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삼성전기는 지난해 LED 부문을 삼성전자에 넘기면서 시장의 뭇매를 맞았다. 목표주가도 10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성장동력을 너무 싸게 넘겼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반년이 지난 지금 삼성전기의 전망은 급반전했다. 2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컨센서스 1300억원대로 당초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이다. 과거 LED 사업 부문을 제외하면 분기 기준으로 최고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시장의 우려를 털어내고 이익을 끌어올린 데에는 삼성전기 최초의 내부 승진 수장인 최치준<사진> 대표이사가 중심에 있다.
그는 LED의 빈자리를 메울 제품군의 경쟁력 확보에 매진했고 실적이 이에 화답했다.
실제로 그는 삼성전기의 실적을 끌어올린 핵심 부품사업인 초소형 고용량급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기반을 다진 주인공이다.
2002년 MLCC 사업팀장(상무)으로 이 부문을 이끌면서 삼성전기는 MLCC 분야에서 일본 무라타에 이어 빅 2로 올라섰다.
초소형 부품인 MLCC는 갤럭시 S3와 같은 스마트폰 안에만 400~500개 들어간다. 따라서 스마트폰 및 태블릿 PC 시장의 성장에 따라 실적도 커가는 구조로, 지난해 삼성전기는 MLCC 단일 품목에서만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했다.
MLCC 외에도 삼성전자의 프리미엄급 스마트폰에 HDI, 카메라모듈 등 핵심 부품을 공급하고 있고, 이들은 대체가 불가능한 부품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매 분기 실적 기록을 갈아치우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매출 호조에 힘입어 부품업체인 삼성전기의 실적 역시 기대가 커지기 때문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경쟁사 아이폰5 부품 소싱이 지연된 데 따른 갤럭시 S3의 판매증가로 삼성전기의 상승세가 예상된다.
실제 갤럭시 S3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3분기에 신제품 출시 효과가 온전히 반영되는 데다가, 2분기에 물량 감소와 가격 하락 효과가 반영된 것도 하반기 실적 상승을 예고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부터는 인텔향 FC BGA를 공급해 최고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분야에서 일본의 이비덴, 신꼬와 동등한 기술 수준에 도달하게 됐음을 입증할 것”이라며 “하반기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시장 회복과 함께 추가적인 마진 개선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성연진 기자/yjsu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