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용과 통신망유지보수용으로 분배했던 100번대 번호 중 107, 108, 109번 회수

-방통위, “당초 배분시 용도와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 ’번호관리세칙’에도 위배”

-일정기간 유예기간 둔 뒤 회수..사업자들에게 1588 대표번호 새로 부여하고 회수된 번호는 장애인 통신 서비스 등 공익적 목적에 사용할 계획

-하지만 사업자들 크게 반발

［헤럴드경제 = 최상현 기자］방송통신위원회가 유선통신사업자들이 사용하고 있는 100번대의 ‘골드번호’를 회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방통위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가 쓰고 있는 107번, 108번, 109번의 특수번호를 회수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이달 중순께 사업자들에게 이 같은 방침을 전달한 방통위는 현재 사업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현재 100번대 번호 중에서 KT는 100번과 109번, LG유플러스는 101번과 107번, SK브로드밴드는 106번과 108번을 각각 사용하고 있다. 100번대 번호는 112, 114, 119처럼 외우기가 쉽고 대표성이 높아 사업자들이 선호하는 ‘황금번호’로 불린다.

정부는 10여년 전에 이들 시내전화 사업자들에게 고장신고, 개통안내 등 ‘민원용’과 각 사의 ‘통신망 유지 보수’ 용도로 100번대 번호를 분배했다. 이에 따라 KT는 지난 1998년, SK브로드밴드는 2000년, LG유플러스는 지난 2005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방통위는 민원용으로 쓰고 있는 100번, 101번, 106번을 제외한 107번부터 109번까지의 번호를 회수할 계획이다. 이들 번호는 ‘전기통신번호관리세칙’에서 규정한 사용 목적(통신망 유지 보수)과 달리 사업자들이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있어 회수할 필요가 있다는 게 방통위의 설명이다.

현재 SK브로드밴드는 108번을 기업(B2B)상품 가입 안내 전화로 사용하고 있고 KT는 109번을 전화개통 및 고장처리용으로 쓰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예 107번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방통위는 사업자들로부터 일정 기간 유예 기간을 두고 번호를 회수한 후 청각 장애인 통신중계서비스 등 공익적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1588ㅡxxxx’, ‘1599-xxxx’ 등 여덟자리로 돼 있는 소외 계층 대상의 통신 서비스 번호를 보다 접근성이 높은 번호로 대체해 공익성을 높이겠다는 게 방통위의 계획이다. 대신 사업자들은 1588로 시작하는 대표번호를 새로 부여받게 된다.

하지만 방통위의 이 같은 방침에 사업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KT와 SK브로드밴드는 한 달 평균 7만~15만콜 정도의 통화량이 발생하고 있다며 회수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SK브로드밴드는 회수가 결정될 경우 당장 기업상품 매출, 마케팅, 홍보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LG유플러스도 번호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지만 유한한 자원이라는 이유로 들어 정부 방침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방통위 관계자는 “국민의 자산인 번호의 공익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회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puquap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