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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해진 LG, 삼성이랑 세게 붙는다…구본무 회장 독려가 그 원동력
[헤럴드경제=홍승완 기자]LG가 더 독해졌다. 가전과 TV, 디스플레이등 주요분야에서 연일 드라이브를 걸며 삼성과의 ‘전쟁’을 마다않고 있는 것이다. 한치 양보없는 싸움이다.

본격적으로 불을 뿜고 있는 LG의 승부수 배경에는 구본무 회장이 위치해 있다는 게 시선을 끈다. 구 회장은 최근들어 ‘더 독한 LG’, ‘더 전투적인 조직’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달 말 임원 세미나에서 “모든 사업계획을 다시 점검하라. 구호만 외치지 말고 실질적인 방안을 내 놓아라”고 임원들에게 주문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에 앞선 전략보고회의에서는 그룹의 메인이라 할 수 있는 전자, 디스플레이에 대해 “왜 약속을 지키지 않나”며 이례적으로 질책하기도 했다.

이같은 구 회장의 재무장 지시가 바로 가전, TV, 디스플레이에서 과감한 승부전략으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세계 최대인 910ℓ 용량의 디오스 냉장고(R-U913LBWS)를 한 달 뒤 출시키로 했다. 삼성전자가 900ℓ급 냉장고를 출시한 지 불과 10여 일 만이다. 삼성전자 ‘윤부근 가전’의 첫 작품인 900ℓ 냉장고를 제치고 ‘세계 최대 용량’이라는 타이틀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단 ‘10ℓ’가 가지는 행간은 중량감이 있어 보인다.

양사 간 냉장고 용량 대결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0년 3월 LG가 세계 최초로 800ℓ를 넘어선 801ℓ짜리 대용량 냉장고를 선보이자 삼성전자가 9월 840ℓ를 출시해 맞불을 놨다. 지난해에는 LG전자(850ℓ), 삼성전자(860ℓ), 다시 LG전자(870ℓ)냉장고가 나오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특히 LG전자는 출시일을 예정보다 크게 앞당기면서까지 삼성전자 견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주특기인 가전 분야에서만큼은 삼성에게 지지 않겠다는 배수진성이다.

OLED 관련 기술유출 사건의 검찰 기소를 두고도 LG는 전과는 사뭇 달라진 스탠스를 취했다. “최고경영진의 책임있게 사죄하라”는 삼성의 공세에 “심각한 명예훼손을 하고 있다”며 반격에 나섰다. 침묵 모드가 예상됐지만, 예상보다 강하게 받아쳤다. 기술유출 사건에 연루된 것 자체는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 없다는 확연히 달라진 입장을 보인 것이다.

TV분야에서도 삼성과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OLED TV분야에스는 ‘세계 최초 양산형’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연초부터 신경전을 벌인 데 이어 최근들어서는 스마트 TV분야에서도 삼성전자와 격투 태세를 갖췄다. 그동안 3D TV분야에 집중한 마케팅으로 TV분야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린 만큼, 이제는 본게임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 TV 시장에서 진정한 승자를 가리자는 차원이다. 이를 위해 주요 제품들의 출시 일정을 앞당김과 동시에 사내에 각종 스마트 TV 관련 TF팀을 가동하는 등의 비상팀 체제를 구축했다. 최근엔 구글TV 강화를 위한 팀도 만들었다.

LG의 이같은 변화에는 ‘한번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이 자리잡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지난 4월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치고 9개월만에 세계 LCD(액정표시장치) 패널 시장 1위에 다시 오르는 등 주요분야에서는 반등의 기미가 보인다. 스마트폰의 경우도 삼성과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최근 있달아 제품라인업을 확충하면서 ‘링’에 오를 기반은 충분히 갖췄다는 게 자체 평가다.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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