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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장선의 세상속으로> 민주당은 늘, 단일화밖에 없는가?
당대표도 다른 대선잠룡들도
“안철수·안철수”만 외치고…
독자후보로 집권할 생각은 없나

무소속 후보보다 지지도 낮은
제1야당 후보의 절박한 ‘통합’
그 전과 후, 변한 것은 없었다


이해찬 대표는 9월 중순께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를 선정하고 11월 초순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의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말했다. 달리 특별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민주당 대표가 구체적으로 일정까지 제시했다는 것이 의미라면 의미랄까? 그리고 다른 후보들도 안 원장을 연일 언급한다. 아마도 가장 강한 상대를 공격하면서 본인의 입지를 상대적으로 강화하려는 모습으로 보인다. 어쨌든 민주당에서 안 원장은 중요한 변수가 되고 있고 그만큼 민주당의 절박감도 커 보인다.

민주당은 단일화 말고 독자적으로 후보를 내서 집권할 가능성이 없는 것인가? 10년 전 노무현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와 정몽준 의원이 단일화에 합의하고 포장마차에서 환하게 웃던 사진을 얼마전 본 적이 있다. 지난 해 수염을 기른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안 원장의 포옹 장면도 떠오른다. 우리나라 정치를 바꾼 장면들이다. 앞으로 몇 개월 후 어떤 사진이 우리 앞에 펼쳐질까.

민주주의에서 독자 집권이 안 되면 연립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 또한 김종필 자민당 총재와 연합해서 집권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할 수 있다. 그러나 정몽준, 박원순, 모두 당시에는 정당인이 아니었으며 안 원장은 지금도 아니다. 정당 후보가 그것도 제1야당 후보가 무소속 후보보다 지지도가 낮아 단일화를 해야 하는 상황이 10년 동안 계속 이어지고 있으며 어느 면에서는 일상화되고 있는데도 이것이 내포하는 심각한 문제를 전혀 인식 못하는 것 같다.

민주당에서 사무총장을 지낸 나 자신도 그 일원이었기 때문에 책임감을 깊이 느끼지만 민주당은 그동안 무엇을 했나 반성을 깊이 해야 하지 않을까?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후보를 내지 못했다. 당시 민주당은 박원순 후보와의 경선에서 여론조사와 TV 배심원 투표에서 모두 열세였기 때문에 현장투표에서 만회하려고 모든 당력을 쏟아 부었다. 그럼에도 SNS를 통해 밀려오는 박원순 후보 지지자들에 밀려 아주 근소한 차이로 결국 후보를 내지 못했다. 기존 정당의 한계와 새로운 정치의 필요성을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대선에서 후보를 또 못낼 수 있다는 절박감에 시민단체, 한국노총 등과 통합을 서둘렀던 것이다.

지금 통합 전과 크게 변한 게 있는가. 국민은 그렇게 느끼지 않는 것 같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문재인 후보만이 간신히 10%대를 유지하고 나머지는 한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비전이나 희망은 제시하지 못하고 친노와 비노 간 갈등만 보인다. 위기는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단일화에 목숨 거는 것보다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 무엇이 미흡한지 돌아보고 국정과 당 개혁에 대한 근본적 방향 제시가 더 급해 보인다.

이런 것이 전제되지 않는 한 지난 해 서울시장 선거의 재판을 또 보게 될 것이다. 얼마전 민주당 자체에서 조사한 이미지를 보면 서민과 어려운 사람들에 관심이 많다는 긍정적 여론도 있지만 민주당하면 믿음이 잘 안가고 일관성이 없으며 대안 제시도 미흡하다는 부정적 의견도 많았다. 우리 정치는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민주주의 기반은 구축했지만 사회에 만연한 불평등과 불균형 문제, 노동자의 50%를 차지하는 비정규직 문제 등 산적한 문제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공정하고 원칙있는 사회, 심화된 양극화 해결, 서로 공생하는 사회, 남북관계 개선 등 국민이 제1 야당에 바라는 절실한 과제가 많을 것이다. 이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자기 스스로 살을 도려내는 내부 개혁과 세계질서 재편, 경제위기에 대응하는 새로운 정치를 내놓지 못하면 앞으로도 선거 때만 되면 무소속 후보에게 단일화 하자는 일을 계속해야 할지 모른다. 아직 제1 야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상응한 노력을 남은 기간이라도 정말 피눈물 나게 해야 하지 않을까.

헤럴드경제 고문ㆍ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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