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혜미기자] 가수 김장훈이 청산리대첩 현장에서 애국가를 부르며 독립투사들의 뜻을 되새기려 했던 계획이 중국 공안당국의 제지로 무산됐다.

김장훈은 8일 오전 중국 연길행 비행기에 올라 오후 5시께 배우 송일국과 60여 명의 대학생이 함께 하는 ‘청산리 역사 원정대’에 합류했다. 이날 김장훈과 원정대는 청산리 항일 대첩 기념비와 일송정 앞에서 애국가와 ‘광야에서’, ‘독립군가’ 등을 부를 예정이었다.

김장훈은 현지에서 있을 반발에 대비해 앰프 없이 통기타 3대 만을 준비했다. 또 일송정까지 감시차 올라온 중국 공안에게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양국 간의 우호와 항일독립운동의 계승이라는 공통의 의미를 역설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중국 공안은 원정대의 행사를 강력하게 제지했고, 북만주 지역에서 애국가와 ‘독립군가’ 등을 부르는 것은 역사적으로 민감하다는 이유로 가창은 무산됐다. 전날 백두산에서 태극기를 빼앗긴 적이 있는 원정대 대학생들은 눈물까지 보이며 가슴 아파했다는 후문이다.

김장훈은 “이곳에서 애국가를 부르든 안 부르든 정신이 살아 있는 한 좌절할 필요 없다”며 “바로 이것이 우리가 잘 살아야 하는 이유이며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다. 오늘을 마음에 새기고 여러분이 더 강대한 나라를 만들어주길 희망한다”며 원정대의 기운을 북돋워줬다.

결국 김장훈은 호텔 행사장에 조촐하게 마련된 공연에서 아쉬움을 털어버렸다. 이날 마련된 약 1시간30분의 공연 마지막을 김장훈은 송일국이 애국가와 ‘광야에서’로 장식한 것이다.

한편, 김장훈은 9일 귀국해 10집 앨범 작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21일 열리는 L.A 노키아홀 공연과 10집 타이틀곡 뮤직비디오 촬영을 위해 오는 14일 열흘 간의 일정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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