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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뷔 14년차에도 여전한 ‘신화의 품격’…베이징 공연을 끝으로 아시아 투어 마무리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내년에도 베이징에서 팬들과 만나겠습니다! 자이지엔(再见 ·안녕히 계세요)!”

4년 만에 열 번째 앨범 ‘The Return’을 발표 후 아시아 투어에 나선 그룹 신화가 중국 베이징 공연을 끝으로 투어를 마무리했다. 신화는 오랜만에 모든 멤버가 함께한 무대에서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미래를 영리하게 안배했다. 과거의 히트곡엔 어김없이 화려한 군무와 격렬한 퍼포먼스가 뒤따랐지만, ‘Venus’·’Re-Love’ 등 신곡 무대엔 여유로운 호흡이 트렌디한 음악적인 스타일과 더불어 조화롭게 엮여있었다. 이를 통해 이들은 기존 팬들을 끌어안고 감과 동시에 새로운 세대의 팬들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내보인 셈이다. 또한 최대 한류 소비 시장 중국의 심장부 베이징에서 투어를 마무리했다는 사실은 앞으로 현재의 위치에 머무르지 않고 외연을 넓혀나가겠다는 숨은 뜻을 담고 있다. 노련한 14년차 아이돌은 변화하는 시대에 지지 않는 방법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7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완스다중신(구 우커송 체육관)에 8천여 명의 현지 팬들이 운집했다. 공연 시작 전 무대 양 옆 대형스크린으로 멤버들의 모습이 비치고 스피커로 멤버 전진의 내레이션이 흘러나오자 객석은 한껏 달아올랐다. 공연의 첫 곡이자 이들을 정상급의 그룹의 반열로 올려놓은 ‘T.O.P’가 흐르자 관객들은 4년간의 기다림을 보상이라도 받겠다는 듯 열정적으로 환호했다. 이어 쉼 없이 ‘Hey, come on’으로 무대가 이어지자 팬들은 노래를 일제히 따라하는 속칭 ‘떼창’으로 화답했다. 

애절한 발라드 ‘열병’과 ‘흔적’으로 한 템포 숨을 고른 신화는 ‘Wild eyes’(4집 수록곡)로 신화만의 ‘전매특허’ 의자 안무를 완벽하게 선보이며 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무대 위의 멘트가 한국어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현지 팬들은 대부분을 이해하고 알아듣는 듯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퍼펙트 맨’·‘으쌰으쌰’ 등 풋풋했던 활동 초기의 히트곡들이 이어질 땐 팬들도 한목소리로 열창하며 당시로 돌아간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새 앨범 타이틀 곡 ‘비너스’(Venus)는 신화가 ‘20세기 아이돌’이 아닌 ‘21세기 현재형 아이돌’임을 증명해낸 무대였다. 빠른 리듬에 실린 몽환적이고 세련된 사운드와 격렬한 군무는 신화가 14년차 아이돌임을 잊게 만든 공연의 백미였다. 격렬한 무대 이후에 펼쳐진 발라드는 달콤했다. 팬들은 ‘원스 인 어 라이프타임’(Once in a lifetime)으로 신화와 오랜 시간 함께였음을 확인하며 후렴구를 함께 노래했다.

예전과 다름없이 재현해낸 군무와 화려한 퍼포먼스보다도 팬들에게 감동을 준 것은 이들의 변함없는 우정이었다. 공연 중간 중간 대형스크린으로 비친 멤버들의 일상과 무대 위에서 아무런 의식도 하지 않는 듯 자연스럽게 서로 장난을 치며 농담을 나누는 사소한 모습 하나하나에 팬들은 열광했다. 


신화는 작품성과 함께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사로잡으며 자신들에게 최초로 연말 가요 대상을 안겨줬던 ‘Brand New’로 공식 무대를 마쳤다. 그러나 팬들은 4년 만에 멤버 전원이 한 자리에 모인 신화를 쉽게 보내주지 않았다. 마지막 곡 이후 무대에 불이 꺼진 다음에도 팬들은 계속해서 앙코르를 연호했다. 잠시 후 못 이기는 척 다시 무대에 등장한 신화는 ‘Yo’와 ‘Oh!’를 연속으로 팬들에게 선사하며 공연을 마무리 지었다. 멤버들은 공연 스텝 전원과 함께 무대에 올라 전면에 서있는 팬들과 일일이 눈을 마주치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공연장을 찾은 베이징 현지 팬 마오 진 이엔(27·여) 씨는 “신화는 너무 오랫동안 좋아해서 이제는 습관이 되어버린 그룹”이라며 “멤버들을 직접 볼 수 있어서 콘서트를 보는 내내 너무 흥분되고 기분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톈진에서 베이징 공연장까지 찾아온 옌 시(여·32) 씨는 “최근 예능 프로그램 ‘신화방송’을 보면서 더욱 많은 호감을 가지게 됐다”며 “다른 아이돌들에 비해 자연스럽고 단합되는 모습이 매우 보기 좋아 앞으로도 더 자주 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동시대에 혹은 그 이후에 함께 빛났던 많은 아이돌들이 활발한 개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특정 멤버 몇몇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라져버린 현실을 돌이켜보라. 긴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당당히 아시아 투어를 열어 매 공연마다 매진 행렬을 이어나가는 신화의 모습은 가히 ‘신화’에 가깝다. 신화는 지난 3월 24일 서울 공연부터 베이징 공연까지 8개 도시 10회 공연으로 총 10만 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변함없는 인기를 입증했다. 이번 투어를 통해 신화는 생존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하는 데 급급하지 않고 품격을 지키는 방법을 보여줬다. 공연 전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리더 에릭은 “앞으로 매년 앨범을 내고 활동하겠다”고 선언하며 “내년을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이 앞으로 선보일 ‘신화의 품격’이 기대된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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