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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동차·중공업 … ‘가장 한국적인 기업은 현대’ 세계가 인정
汎 현대家의 오늘 그리고 내일
2000년 ‘왕자의 난’경영권 분쟁
주력 계열사 위주 갈라섰지만
우려 말끔히 씻고 각분야 약진

정몽구 회장의 현대·기아車
글로벌 시장 점유율 톱5 진입

정몽준 의원 최대주주 현대重
흔들림없는 세계 조선업계 1위

세계 10위권 선사 현대상선
현대百·현대해상 업계 상위권



아산(峨山) 정주영 전(前) 현대그룹 회장이 ‘한국경제의 거목’이라는 점은 그가 거둔 다양한 성과를 들여다보면 이견이 없다. 그의 피와 땀으로 일궈 낸 현대그룹은 1970~1990년대를 아우르는 총 24년 동안 국내 재계 서열 1위 자리를 놓지 않았으며, 그의 형제들이 맡았던 한라, 성우, KCC, 현대산업개발 등도 재계에서 제 목소리를 낼 만큼 성장했다.

물론 현대그룹에도 시련은 있었다. 2000년 ‘왕자의 난’이란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자 주력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회사가 쪼개졌다.

재계 1위 자리도 삼성에게 넘겨줬다. 이에 일각에서는 ‘현대가’가 몰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왕자의 난 이후 12년이 지난 지금, 범(汎)현대 그룹에 대한 우려는 말끔히 사라지고 기대가 그 자리를 꿰찼다. 범 현대가들은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일취월장한 결과 총 자산이 재계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사세가 확장됐다.

▶정통성 물려받은 현대ㆍ기아차 그룹, 글로벌 톱5 진입=올해 범 현대가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기업은 바로 장자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ㆍ기아차 그룹이다. 현대ㆍ기아차 그룹은 2000년 9월 그룹에서 독립할 당시 자산총액이 37조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54조7000억원(2012년 4월 기준)으로 5배 가량 커졌다. 재계 순위도 5위에서 2위로 올라갔다.

10개에 불과했던 계열사도 12년 만에 57개(2012년 6월 기준)로 늘어났다. 현대차, 기아차를 중심축으로 부품사인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현대위스코, 현대메티아와 철강사인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건설사인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이 핵심 계열사로 자리 잡았다.

이와 함께 글로비스(물류), 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레저), 이노션(광고)도 주요 계열사로 성장했다.

특히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이 8.7%를 차지하며 글로벌 톱(top)5 진입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도 8조755억원으로 8조원을 넘어섰다. 올해는 마의 점유율인 ‘9%’를 넘어 톱4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울산에 있는 현대중공업 전경

▶현대중공업ㆍ현대백화점 등 아우기업도 잘나가=현대ㆍ기아차 그룹뿐 아니라 정몽구 회장의 아우들 역시 ‘현대’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 다음으로 규모가 큰 회사는 바로 현대중공업. 6남인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이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은 계열 분리가 되기 전인 1983년부터 세계 조선업계에서 1위(수주 잔량 기준)를 차지한 후 지금까지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여기에 해양, 플랜트, 엔진ㆍ기계, 전기전자시스템, 건설장비 사업에도 진출해 종합중공업 그룹을 형성했다.

3남 정몽근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회장이 경영 중인 현대백화점은 줄곧 업계 2위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에 총 13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6년까지 추가로 5개의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한섬을 인수, 의류업까지 진출했다.

7남 정몽윤 회장이 대주주인 현대해상은 1999년 1월 계열 분리 당시 자산총액이 2조5615억원에 불과했지만, 3월 말 현재 17조5712억원으로 8배 이상 늘어 손보업계에서 2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 밖에 5남 고 정몽헌 회장의 부인인 현정은 회장이 이끄는 현대그룹에는 세계 10위권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인 현대상선과 국내 1위 승강기 업체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있다. 다만, 정 명예회장의 금강산사업 유지를 이어받은 현대아산은 대북관계가 경색되면서 4년째 개점휴업 상태다.

▶사촌 기업들도 시련 끝에 선전=한라그룹, 성우그룹, 한국프랜지, 현대산업개발, KCC 등 정 명예회장의 형제들이 창업한 기업들도 중견기업으로서 입지가 탄탄하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건설이나 건설자재 등을 취급하며 업계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 중 건설사가 주력회사인 그룹은 한라그룹과 현대산업개발. 정 명예회장의 바로 아래 동생인 정인영 전 명예회장이 경영한 한라그룹은 한라건설이 그 중심에 있다. 1997년 차남 정몽원 회장이 회사를 경영하면서 재계순위 12위까지 올랐지만, 한라그룹이 부도를 내면서 모기업인 만도(전 만도기계)를 미국계 기업에 매각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회사가 정상화되면서 2008년 만도를 다시 인수, 계열사로 편입했다. 만도는 현대모비스에 이어 제2의 자동차 부품업체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다섯째 정세영 씨의 장남 정몽규 회장은 아파트 브랜드 ‘I’PARK’를 통해 현대산업개발을 주택건설 전문업체로 성장시켰으며, 셋째 정순영 씨와 일곱째 정상영 씨는 성우그룹과 KCC를 경영하며 현대시멘트와 KCC를 국내 최고의 건설자재 업체로 만들었다.

넷째 정희영 씨는 현대ㆍ기아차의 협력을 통해 한국프랜지공업을 자동차 엔진 전문 부품회사로 탈바꿈시켰다.


<신소연 기자>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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