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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시대 공기 담고…당대의 감성 포착
명필름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
명필름은 지난 17년간 32편의 작품을 통해 한국 사회와 역사의 예각이 서고, 동시대의 공기를 담아냈다. 완성도 높은 영화를 뜻하는 ‘웰메이드’, 관객의 정서와 호흡하는 대중 장르영화, 시대를 반영하고 성찰하는 비판적인 사회영화, 실험적인 작가영화의 지원은 명필름의 작품을 관통하는 키워드다.

2000년 ‘공동경비구역JSA’는 상영에 항의하는 반대자들의 시위가 있을 정도로 논란을 가져왔던 작품이다. 비무장지대(DMZ) 안의 초소를 지키던 남북 병사들의 우정과 비극을 담은 이 작품은 당시만 해도 우리 사회의 레드콤플렉스와 반공주의를 벗어난 영화였다. 박정희 대통령 시해 사건을 블랙코미디로 그린 ‘그때 그사람들’을 비롯해 ‘파주’와 ‘소년은 울지 않는다’ 등은 역사가 비튼 개인들의 삶, 그 비극과 아이러니를 담아냈다.

당대 대중들의 정서를 포착하고 시대의 공기를 담아낸 사랑 이야기도 명필름 작품세계의 한 줄기가 돼왔다. PC통신 시대의 사랑법을 알린 ‘접속’을 시작으로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후아유’ ‘광식이 동생 광태’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거쳐 ‘건축학개론’에까지 이르렀다.

로맨스 영화뿐 아니라 장르영화에도 뚜렷한 족적을 남겼다. 잔혹코믹극 ‘조용한 가족’과 공포스릴러 ‘극락도살인사건’이 대표적이고 스포츠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은 여성제작자, 여성감독, 여성주인공, 스포츠라는 한국영화의 모든 ‘마이너리티’와 ‘핸디캡’을 극복하고 흥행영화가 됐다.

신인급이었던 박찬욱, 김지운, 임순례, 장윤현, 임상수, 김현석, 정지우, 박찬옥 등 재능 있는 감독들을 발견하고 의미 있는 작업을 이뤄낸 것도 명필름이 한국영화에서 이룬 성과로 꼽힌다. 특히 ‘공동경비구역JSA’의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과 ‘조용한 가족’의 판타스포르토, 시체스,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 초청 및 수상, ‘바람난 가족’의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출품 등으로 명필름은 박찬욱, 김지운, 임상수 감독을 세계 무대에 알렸다. 또 지난해엔 ‘마당을 나온 암탉’이 중국에서 대규모로 개봉했고 북미와 유럽, 아시아 등 40여개국에 수출되면서 영화시장에서 한류를 일으키는 데에도 큰 기여를 했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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