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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음악이 뭔지…가슴 열고 풀어봤으면”
내달 3일 개막 ‘여우樂’ 예술감독…재일동포 음악가 양방언
관객의 눈높이 맞춘 공연 초점
즐기는 문화 위해 야외무대 설치

예술감독 첫발…음악가로 새도전
당장의 변화보단 가능성에 무게
전통을 아는 예술가 육성하고파


‘여우락(樂)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재일동포 음악가 양방언이 우리 음악과 관객의 접점을 찾기 위해 나섰다.

다음 달 3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국립극장에서 열리는 ‘여우락(樂)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이란 중책을 맡은 그를 최근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양방언은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한국의 정서를 마음 속에 간직한 한국인이다. 재일한국인 2세로 그의 아버지는 제주도, 어머니는 신의주 출신이다.

양방언은 중학교 때까지 조총련계 학교를 다녔다. 국악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었고 그 악기소리들이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었다고 했다. 10여년 전 한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 몇십 년 만에 들었던 국악이 신기하게 느껴졌다. “듣는 순간 몇십 년을 뛰어넘어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올랐고 우리나라 것이구나라는 느낌이 들었다.”

양방언은 특히 타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우리나라 사물놀이에는 다른 나라 타악과는 다른 것이 있음을 알았다. 중국의 타악은 얌전하고 일본에는 흥이 없지만, 우리나라 타악은 복잡한 복합박자가 존재하며 우수한 기술이 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연주자, 작곡가, 음악감독으로서 작업은 해 봤지만 행사 전반을 기획하는 예술감독은 처음이다. 일본에서 일생의 오랜 시간을 보내고 음악을 서양음악으로 시작한 그가 지난해에는 ‘여우락(樂) 페스티벌’에 연주자로 출연했고, 이번엔 예술감독을 맡게 된 것은 우리 음악에 대한 느낌이 가슴 속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여우락(樂)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을 맡은 양방언. 그는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우리음악과 대중과의 접점을 찾고 싶다고 했다.               [사진제공=국립극장]

양방언은 안호상 국립극장장의 요청으로 이번 행사의 예술감독직을 맡으며 “관객들의 시각으로 보겠다”는 한 가지 그만의 기조를 내세웠다.

린킨 파크, 스매싱 펌킨스 등의 록도 좋아해 7년째 ‘후지락 페스티벌’을 빠지지 않고 챙겨 보고 있는 그는 관객들의 즐거움, 감동, 인식, 즐기는 쪽의 감각을 더 고려하고자 했다. 즐기는 문화를 만들고 싶어 이번 ‘여우락(樂) 페스티벌’부터는 야외공연 무대도 생긴다. 그는 “페스티벌엔 야외공연장이 필수”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이 시작”이라고 했다. 3년간 ‘여우락(樂) 페스티벌’의 예술감독직을 수락한 것은 당장의 변화보다 이후의 가능성에 더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지금은 축제 시작까지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다양한 팀들이 참가한다. 거리 음악가, 프리재즈를 접목한 팀 등 다양하다.

그는 페스티벌 음악의 어디까지가 우리 음악이냐는 논란에 “오히려 국악이다, 아니다 이런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방언은 이번 페스티벌을 통해 “전통적인 고유의 맛을 표현할 수 있는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고 이런 아티스트들을 키우고 싶은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우락(樂) 페스티벌’뿐만 아니라 젊은 아티스트와의 접점을 찾고 뭔가 하고 싶다”며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받고 싶고 (이들의 음악으로) 우리나라 음악을 풍부하게 만드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우리에게 들리는 동시대의 음악이 우리 음악이다. ‘여우락(樂) 페스티벌’은 국악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보단 이런 지향점을 갖는다. 양방언은 ‘여우락(樂) 페스티벌’을 통해 ‘우리 음악’과 대중의 접점을 찾는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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