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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S오픈 우승 심슨, 7년째 같은 아이언
“새클럽 성능 나와 안맞는다면 굳이 바꿀 필요 없다”…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이어진 그만의 우직한 클럽철학 화제
“심슨, 새 클럽 나왔는데 시타 좀 해보고 바꾸지 않겠어?”

“뭣하러? 지금도 잘 맞는데…. 나한테는 신경 안 써도 돼.”

골프용품 브랜드가 후원하는 선수가 있는데, 좀처럼 클럽을 신형으로 교체하지 않는다면 편한 걸까? 아니면 속이 탈까?

지난 18일 막을 내린 미 PGA투어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 챔피언에 오른 웹 심슨이 그런 경우다. 타이틀리스트의 후원선수인 심슨은 자고 일어나면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시대에 구수한(?) 구형 클럽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있다.

타이틀리스트 클럽, 풋조이 골프화와 장갑, 타이틀리스트 볼 등을 생산하는 아쿠쉬네트로서는 별로 손이 안 가는 선수인 셈이다.

심슨은 이번 US오픈 우승을 차지할 때 타이틀리스트 909 D3 드라이버(2009년식), 페어웨이우드 910 F(2011년식), 하이브리드 910 H(2011년식), 아이언 680(2005년 식)을 사용했다. 웨지는 통상 투어 선수용을 따로 제작하기 때문에 따로 출시연도를 명기하지는 않는다. 


이를 보면 심슨은 7년째 같은 모델 아이언을 쓰고 있으며, 드라이버도 3년 된 구형이다. 물론 일부 선수들이 민감한 퍼터를 잘 바꾸지 않거나, 많이 사용하지 않는 우드를 오랫동안 쓰는 경우는 있지만 그루브의 마모가 심한 아이언을 5, 6년 이상 쓰는 사례는 흔치 않다.

보통 투어 프로들은 매년 비거리와 스핀, 일관성 등이 향상돼 출시되는 클럽에 가능한 한 빨리 반응하는 편이다. 클럽 브랜드 역시 비시즌이면 신형 모델을 투어 선수들로 하여금 테스트하게 하고, 이를 사용해 좋은 성적을 내주기만 기다리는 입장. 일반 시장에 출시되지 않은 신모델을 사용한 선수가 우승할 경우 굳이 광고를 따로 할 필요가 없을 만큼 일반 골퍼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모으기도 한다.

심슨은 “타이틀리스트에서 매번 신제품을 갖다주고, 나도 테스트를 해본다. 하지만 나는 클럽을 교체하는 데 있어서 구식 사고방식의 소유자다. 내가 샷을 할 때 느낌이 좋고 성능이 만족스럽다면 굳이 신형으로 바꾸지 않는다”고 말한다. 아이언을 10년 쓴 적도 있으며, 바꾸더라도 같은 모델의 신제품으로 바꾸는 정도였다고 밝혔다. 드라이버는 현재 3년째 사용 중이다.

심슨은 또 샷에 문제가 생기면 자신의 스윙에서 먼저 찾으려 한다고 설명한다. 심슨은 “스윙이 나쁘면 내 스윙을 바로잡아 보려고 먼저 시도한다. 그러고 나서 다른 클럽을 테스트해보곤 한다”고 말했다.

심슨은 올 초 타이틀리스트가 아닌 다른 브랜드의 러브콜을 받은 적이 있다. 지난해 상금랭킹 2위에 오른 선수이기 때문에 더 좋은 조건을 제시받았을 것은 불문가지. 그러나 심슨은 “지금 클럽에 신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바꿀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서 200만달러의 상금을 버는 게 낫지, 상금은 50만달러에 불과하면서 경기 외의 소득으로 400만달러를 버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 아마추어들이 볼만 잘 안 맞으면 새 클럽에 눈독을 들이는 것에 비하면 심슨의 우직한 스타일은 상당히 이색적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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