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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메리카노를 단돈 천원에 파는 ‘착한가게’ 비결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이요? 1000원입니다.”

오후 6시께 노량진역 인근의 한 카페. 저녁 식사를 마친 수험생들의 커피 주문이 이어진다. 테이블 네 개의 아담한 가게 한켠에서 손님들을 맞이하느라 바쁜 가게 주인은 올해로 5년째 커피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은주(31)씨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손님에게 건네고 김 씨가 받은 돈은 단돈 1000원.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의 아메리카노 한잔 가격이 보통 3000~4000원 임을 감안할 때 놀라운 가격이다. 가게 입구에 ‘최고급 원두를 사용한다’고 자신있게 써 놓은 문구와는 더더욱 어울리지 않는 커피값이다.

김씨는 “커피 맛으로 승부하면서도 주고객이 수험생이기 때문에 가격은 낮게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물론, 쉽지 않았다. 특히 김 씨는 5등급의 원두 중 최고급을 사용하기 때문에 원가 부담이 크다.

한 커피전문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는 1㎏당 7~8천원에서 2만원 미만의 원두를 쓴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김 씨는 2배 가까이 비싼 원두를 사용한다. 커피 한잔의 원가가 높아질 수록 적정 수익을 내기 위해서 커피를 더 많이 팔아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는 건 당연지사.

하지만 김 씨는 “질이 나쁜 원두를 쓰면 탄 맛이 난다”며 “차라리 다른 부분에서 비용을 줄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하루 12시간 혼자서 손님을 응대하고, 아르바이트생은 저녁 8시부터 11시까지 단 세시간 동안만 고용하는 것도 다 원가절감을 위해서다. 

‘질 좋은 1000원짜리 아메리카노’의 뒤엔 재료비보단 인건비를 낮추기 위한 주인장의 고군분투가 있었던 것.

고비나 고민도 있었다. 뼈 빠지게 커피를 팔아도 남는 돈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보니 “고생을 사서한다”는 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한 번 찾았던 손님이 두 번 찾아오고, 친구를 여러명 데려오기도 하면서 지금은 고객의 80%가 단골이다. 김씨가 착한 가격을 고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김 씨는 “아르바이트생 없이 혼자 커피 만드는 걸 아니까 손님들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져도 큰 불평없이 이해를 해준다”며 “대신 대형 프렌차이즈 커피 전문점 못지않은 맛으로 보답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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