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고기영)는 21일, 수도권 일대에서 주유소를 운영하면서 비밀개폐장치와 이중탱크를 이용, 유사석유를 대신 주유해온 혐의(석유 및 석유대체연료사업법 위반 등)로 총괄관리책 이모(48)씨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 바지사장 박모(34)씨등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달아난 유사석유 제조총책 김모씨(46) 등 2명을 지명수배하고 유사석유 판매 주유소의 실제 사장인 김모(53)씨등 3명을 조세포탈, 허위세금계산서 공급등의 혐의로 관할세무서에 고발의뢰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유가가 고공행진을 하자 단기간에 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김 사장이 운영하고 있는 인천, 김포, 서울 등지 주유소 6곳에서 휘발류 대신 유사 휘발류를 주유하기로 했다. 이들은 주유소 근처에 제조시설을 갖추고 지난 2009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시가 115억원 상당의 유사석유를 만들거나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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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사휘발류를 사용하면(우측) 인젝터가 파손돼 연료분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며 이로 인해 사고가 유발된다 ［사진 및 실험 = 한국석유관리원］ |
이들은 주유소 저장탱크의 저장공간을 2개로 분리하고 각 주유기를 이중배관으로 연결해 정상석유와 유사석유를 선별적으로 주유할 수 있는 비밀개폐장치를 설치하고 단속이 뜰 경우 리모콘으로 개폐장치를 조종하는 수법으로 단속을 피해왔다. 또 조직 내에 전담 대포폰 공급책을 두고 조직원끼리 연락수단으로 대포폰만을 사용하는 등 조직원간 범행 연결고리를 철저히 숨겨왔다.
검찰은 과거 적발된 유사석유 판매 사범중 바지사장 등만 처벌된 후 종결된 사건을 중심으로 공급책, 실소유주 등 배후조직에 대한 보강수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이들 유통조직을 검거하는데 성공했다.
검찰 관계자는 “유사휘발류를 주유할 경우 연료공급장치가 부식되거나 파손돼 출력 및 연비가 감소할 뿐 아니라 주행 중 갑작스러운 차량정지로 인해 대형사고를 유발할 수도 있다”며 “실제로도 인천소재 주유소 단골 손님 중 4명은 유사석유 사용으로 인한 연료펌프 부식으로 차량이 정지하거나 시동이 걸리지 않는 불편을 겪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전국을 대상으로 이같은 유통조직이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조세를 포탈하거나 허위세금계산서를 공급한 이들을 관할 세무서에 고발조치, 불법 이득을 철저히 환수한다는 계획이다.
madpen@heraldcorp.com
